[한라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정부에서 폐지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원하는 모든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김광수 교육감의 '학업성취도 전수 평가'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교원단체 등 일각에서 전수평가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해온 만큼 이를 해소할 방안 마련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에서 "지난해 고등학생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수학, 영어 수준이 미달되는 학생이 2017년 대비 40% 이상 급증했다. 기초학력은 우리 아이들이 자유시민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줄세우기라는 비판 뒤에 숨어 아이들의 교육을 방치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어두워질 것이다"라며 전수평가 시행과 기초학력안전망 구축 계획을 제시했다.
현재 도교육청은 내년 학업성취도 전수평가 시행을 목표로 2학기에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교육부의 컴퓨터 기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총 2회차)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22일까지 자율평가 신청 현황을 최종 집계한 결과 도내 초등학교 78개교(68.4%), 중학교 26개교(57.8%), 고등학교 4개교(13.3%)가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진단 도구가 개발된 순서대로 단계별 전수평가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내년에는 우선 초등 5~6학년 전수평가를 계획 중이고 2024년에는 초등 4~6학년, 중학교 1~2학년까지 전수평가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김광수 교육감은 지난 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아이들의 학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들이 도민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우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학력신장 방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7월 취임 회견에서 언급했듯 내년 조직개편에 맞춰 학업성취도 전수평가 등을 담당할 도교육청 기초학력지원센터, 교육지원청 학습종합클리닉센터도 각각 설치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정부에서 전수평가를 하겠다고 했지만 시도교육청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계획한 것에 맞춰 원칙대로 추진하겠다"라며 "전수평가로 인한 학교 간 비교, 서열화를 우려하고 있어서 그런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전제 아래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이 어느 수준인지 분야별로 진단하고 그 학생에 맞는 지도방안을 계획할 수 있는 평가가 되도록 하겠다"며 "다만 희망하지 않은 학교에 전수평가를 강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