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늘어난 단체관광에 제주공항 전세버스 주차난

[현장] 늘어난 단체관광에 제주공항 전세버스 주차난
공항 주변 도로 둘러싼 버스에 일반차량까지 뒤엉켜 혼잡
기사들 "최소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해마다 반복될까 걱정"
공항공사 제주본부 "관제탑 아래 주차장 일부 완공되면 해소"
  • 입력 : 2022. 11.13(일) 17:52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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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관광이 늘면서 전세버스 수요가 급증하자 제주공항 내 전세버스를 수용하는 공간 부족으로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

[한라일보] "한달이 넘도록 이런 상황입니다."

지난 11일 제주국제공항 버스전용구역 주차장에서 만난 전세버스 기사 양모(58)씨가 공항 주변을 빙 둘러싼 전세버스 행렬을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단체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버스전용구역으로 진입하려는 전세버스들이 제주공항 3층 여객터미널 도로에서부터 1층 주차장 입구 도로까지 길게 늘어서 있었다. 버스전용구역 주차장에 빈자리가 생기면 긴 시간 기다리던 버스들이 하나씩 채워지고 있었다.

양씨는 "오전 11시에 손님들을 태워야해서 2시간 전부터 공항에 도착해 겨우겨우 시간에 맞춰 주차했다. 9월말부터 제주를 찾는 수학여행단이 많아지면서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시간 넘게 차안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 부지기수"라며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혼잡하고 이른 아침에는 더욱 극심하다. 주차하지 못해 단체관광객을 수송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버스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20년간 버스를 운전하면서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해마다 이같은 상황이 반복돼 제주관광 이미지가 안 좋아질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제주공항의 주차난이 극심하다. 주차장을 이용하려는 일반차량이 많은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이 급증해 제주를 찾는 단체관광객을 수송하려는 전세버스들이 늘어나 혼잡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공항 여객터미널 주차면수 약 2000면 가운데 대형버스 주차면수는 대형·일반차량 겸용 주차공간(33면)을 포함해 90면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90면을 대형버스 전용 주차공간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버스전용구역을 일부 활용해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사용해오다 이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일반차량 이용 증가에 따른 민원이 계속되자 33면을 대형·일반차량 겸용 주차공간으로 변경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전세버스 업계는 이같이 코로나19 이후 대형버스 주차면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 혼잡도를 더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항 도로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형차량에 일반차량까지 뒤엉키면서 안전사고도 우려된다고도 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공항 관제탑 아래 부지에 추가로 조성하고 있는 주차장이 다음달 일부 완공되면 버스 전용 주차공간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당장 추가 공간 확보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주차난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현재 대형버스 주차난 해소를 위해 렌터카조합과 협조하에 렌터카 셔틀주차장을 활용해 일 약 20~30대의 전세버스를 추가로 수용하고 있고, 혼잡도가 높은 시간대에는 주차관리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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