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2)18임반 입구∼돌오름 임도∼버섯농장∼천아숲길∼숲길∼한대오름∼임도∼돌오름 숲길∼임도∼18임반 입구

[2022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2)18임반 입구∼돌오름 임도∼버섯농장∼천아숲길∼숲길∼한대오름∼임도∼돌오름 숲길∼임도∼18임반 입구
눈부셨던 붉은 물결이 희미해진 늦가을의 정취
  • 입력 : 2022. 11.15(화)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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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하게 숲을 물들였던 단풍이 어느새 잎을 떨구고 가지만 남아 있다. 한대오름 가는 숲길은 떨어진 나뭇잎이 쌓이면서 마치 양탄자 위를 걷는 것처럼 더없이 편했다. 양영태 작가

2022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주황색 물든 참나무들 겨울 채비
나뭇잎 쌓인 숲길 양탄자와 같아
반짝였던 용담은 어느새 열매로


[한라일보] 아직 찬바람이 들어서지 않은 숲길은 포근하다. 포장된 임도 위로 떨어진 낙엽이 가득하고, 조릿대 가득한 숲에는 군데군데 아직도 놓지 않은 빨간 단풍이 눈부시다. 잎을 떨구고 가지만 남긴 나무와 푸른 잎을 가진 나무는 막바지로 접어든 가을 산에 떠나는 자와 남는 자가 되었다. 같은 듯 다른 초록의 풍경들이 단풍보다 더욱 다가오는 늦가을의 숲을 걷는다.

지난 6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2022년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2차 행사는 1100로 영실 입구 서쪽의 18임반 입구에서 시작했다. 돌오름 임도를 따라 가면 표고버섯농장이 나오고 길은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과 이어진다. 둘레길을 가다 노로오름 못미쳐 방향을 틀면 한대오름 방향의 숲길과 이어진다. 숲길을 지나 한대오름 정상을 오른다. 한대오름을 내려 다시 임도를 걷다 돌오름 허리를 넘으면 한라산둘레길 돌오름길과 만난다. 돌오름길을 따라 거린사슴 방향으로 내리다 다시 방향을 틀어 임도로 들어서서 출발지인 18임반 입구를 향하면 출발지를 만날 수 있다. 한대오름 정상 사면에 오르기 전까지 계속되는 숲길은 가을의 끝자락에서 미처 떨쳐버리지 못한 한 해의 추억과 다시 만날 수 있는 투어다.

한라산 영실 입구 다래오름 건너편에 18임반 입구가 있다. 임반이란 산림의 위치와 넓이를 표시하여 산림사업실행이 편리하도록 구획한 단위를 말한다. 임반을 관리하기 위해 한라산 서쪽 자락 돌오름, 한대오름, 노로오름 주변은 국유 임도가 연결되어 있다. 임도 사이사이에는 숲길이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다. 임도를 따라 한라산둘레길인 돌오름길과 천아숲길도 있어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곳이다.

꽝꽝나무

쥐똥나무

겨우살이

낙엽수가 주종을 이루는 숲은 가을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다. 주황색으로 물드는 참나무류는 어느새 잎을 떨구어 겨울 채비를 마쳤고, 말라버리거나 빨간 잎을 달고 있는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아직은 가을이라고 외치고 있다. 나뭇잎 가득 쌓여 있는 숲길을 걷노라면 붉은 양탄자 위를 걷는 느낌이다. 실개천을 지나고 조릿대 숲을 지나치면 빨간 열매를 다정히 두 개씩 달고 있는 화살나무가 반긴다. 숲길은 표고 재배장으로 가는 길과 둘레길, 임도 등 여러 갈래가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한대오름 방향의 숲길로 들어서니 늙은 나무의 줄기에 이끼를 벗 삼아 버섯이 튼튼이 붙어있다. 한겨울에도 싱싱한 주목, 굴거리나무가 그 진가를 드러내는 숲길은 발밑에 바스락거리는 낙엽과 그에 질세라 허리를 감싸는 조릿대의 재잘거림이 귀를 간지럽힌다. 나무를 힘차게 붙잡고 올라가 있는 줄사철나무도 예쁜 열매를 달고 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급할 게 없는 걸음으로 한대오름을 향한다.

대합송편버섯

작살나무

화살나무

한대(데)오름은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에 있는 표고 921.4m의 오름이다. 삼형제말젯오름과 다래오름 사이에 있다. '한대'는 '넓은 곳'을 의미한다. 지형도를 보면 주위가 뚜렷하게 솟아오른 부분이 없이 넓고 여기저기 습지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름만을 가리킬 때는 한대(데)오름이라 하지만, 그 일대 등성이와 숲 전체를 아울러 부를 때는 '한데비케'라고 한다. 한대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성이를 이르는 말이다.

능선을 따라 오른 오름은 숲 가득한 산정 부분에 묘지가 있어 시야가 트인 부분이 있고, 그곳에서는 산방산을 비롯한 서부지역의 오름 풍광을 볼 수 있다. 나무가 앞에 가려있어 시야는 좁지만 숲길만 줄기차게 걷다가 그나마 넓은 풍경을 볼 수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오름을 내리면 살짝 군락을 이루는 억새밭 너머로 삼형제오름이 보이고 그 너머로 백록담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길가에는 용담이 꽃을 거두고 열매를 키우고 있다. 삼나무 조림지와 숲길을 지나 돌오름 등산로를 따라 능선을 넘으면 다시 둘레길을 만난다. 정자 쉼터에서 숨을 돌리고 다시 길을 나서 출발지로 향한다. 잎을 떨군 나무와 붉게 물든 단풍과 푸른 잎을 고집하는 나무가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는 늦가을의 숲길은 파란 하늘만큼이나 상큼하다. 겨우살이의 빨간 열매가 우리를 내려보고 있다.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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