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년 연속 제주산 노지감귤 총 수출물량의 80% 안팎을 차지할만큼 주력시장이었던 러시아 수출이 올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분쟁 여파에다 중국산 감귤 수입을 금지하던 러시아가 올해부터 허용하면서다.
16일 제주도와 농협 등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시작된 올해산 노지감귤 수출은 제주시농협, 조천농협, 함덕농협, 감협 등 4개 조합에서 940t이 수출됐다. 일부 지역농협에선 러시아 수출일정이 잡혀 한창 준비작업에 들어갔다가 갑작스런 블라디보스크항의 물류 문제로 일정이 미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지난 9월 올해산 노지감귤 생산예상량 45만7000t의 유통계획을 밝히면서 6000t을 수출하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산과 2021년산 노지감귤 수출량이 각각 6302t, 6170t으로 2003년산(7806t)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이와 비슷한 수준의 수출을 계획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노지감귤 수출량이 4500t 안팎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분쟁이 지속되고 있고, 2019년 러시아로 수입된 중국산 감귤에서 귤과실파리가 검출되면서 금지했던 중국산 수입을 올해부터 허용하면서 중국산 자리를 대체하며 반사효과를 봤던 제주로선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제주산 노지감귤의 러시아 수출량은 2020년산 4566t, 2021년산이 5026t으로 전체 수출량의 72.5%, 81.4%를 각각 차지했다. 앞서 3년치 수출량(17년산 370t, 18년산 317t, 19년산 753t)에 견줘 많게는 10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제주산 노지감귤은 러시아 현지에서 반응도 좋은 편이었고, 국내 소비시장과는 달리 큰 크기의 감귤(L, 2L과)을 선호하면서 과일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에 꾸준한 수출을 위해 제주감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철저한 검역 준비와 품질관리, 수입업체와의 가격 협상력을 갖추려는 준비가 요구돼 왔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분쟁 등으로 인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제주로선 수출시장 다변화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농협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미국의 항만 적체가 완화되면서 지난해 수출을 못했던 미국에 평년 수준의 수출을 계획중이고 캐나다, 싱가포르, 홍콩 등 동남아 수출 확대를 위해 주요 수입국 현지업체와 협업해 소비판촉행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