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식의 문연路에서]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한 학교로…

[오승식의 문연路에서]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한 학교로…
제주지역 인구절벽 현실로
  • 입력 : 2022. 11.22(화)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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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돌봄·교육 시설 부족
… 개선정책 최우선 추진을




아이들이 있는 집이 모두 그렇듯, 우리 집도 아침마다 바쁘다. 오늘 역시 손주 3명의 어린이집 등원을 돕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손주들을 챙길 때마다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시는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대단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지면을 빌려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드린다.

지금은 교육의원이지만 여전히 마음은 교사다. 학교를 방문하고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교사 때의 추억과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학교를 찾을 때마다 마음 한켠으로 답답함도 느껴진다. 분위기는 이전보다 적막해졌다. 운동장이 점점 더 넓어지는 것 같다. 학생들이 줄어드는 안타까운 현실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아이는 낳아 놓으면 알아서 큰다."

부모님들이 많이 하셨던 말씀이다. 요즘 부부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지금 부부들은 온 힘과 정성을 다해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그 결과가 낮은 출산율로 나타나고 있다.

제주 합계출산율이 0.95명까지 떨어져 인구절벽이라는 단어가 현실이 됐다. 국가 재난 수준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해결책이 제시됐다. 숱하게 쏟아지는 '수당·급여' 정책으로는, 가계에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출산율 저하는 극복하지 못했다. 오히려 문제는 더 심화되고 있다.

근본적인 육아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낮은 출산율의 원인으로 비싼 집값, 경력단절, 청년취업 등 다양한 이유를 말한다. 그 중에서도 핵심 원인은 '양육 부담'이다. 이제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즉, '아이는 알아서 크지 않는다'라고 말이다.

예를 들어, 국공립어린이집과 공립유치원은 신청만 하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을까? 들어갈 수 있는 문이 너무나 좁아서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이 아직도 나오고 있다. 초등 돌봄교실 역시 마찬가지다. 원하는 아이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다 보니 부모들은 공공 돌봄시설이 아닌, 원치않게 사교육에 아이들을 맡기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핀란드 등의 선진국은 돌봄 시설의 확장을 넘어서, 양질의 돌봄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부러워만 해서는 안된다. 보육·돌봄·교육 현장에서부터 시설 부족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

시대의 과제를 현실로 해결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진리를 실천할 책무가 있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다. 도민들과 손잡고, 통학길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운동장에서 뛰노는 소리가 가득한 학교로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 공동체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오승식 제주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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