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자 하루를 시작하며] 새로운 제주도정의 출발에 즈음하여

[허경자 하루를 시작하며] 새로운 제주도정의 출발에 즈음하여
  • 입력 : 2026. 07.08(수) 01:00
  • 허경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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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위성곤 도정의 막이 올랐다. 인수위원회가 고민한 100대 과제도 선정됐다. 간소한 취임식으로 권위와 겉치레를 내려놓는 실용 도정을 천명했다. 연이은 민생 탐방으로 도민의 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새로운 도정, 소통을 중심에 둔 행정구현 의지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단순히 취임을 축하하고 미래를 기대하기에는 솔직히 걱정과 우려가 많다. 치열한 당내경선과 63%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의 영광을 안았지만, 바닥까지 침체된 지역경기 회복과 민생 안정이 발등의 불 아니던가. 현명하게 결단하고 신속히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도 쌓였다. 갈등의 진원지 제2공항과 행정체계, 혈세 논쟁을 남긴 칭다오 항로, 숙의가 부족했던 BRT 시스템과 UAM 기반 시설 등 모두가 녹록지 않은 재검토 현안들이다. 게다가 2조 원이 넘는 실무 채무액 공개로 인수위원회로부터 사업예산 전면 원점 재검토라는 재정 건전화 권고까지 받지를 않았던가.

지난 오영훈 도정은 '다함께 미래로 빛나는 제주'를 내걸었다. 그린수소, 우주항공, UAM과 트램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함께 힘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퇴임 후 지역사회의 평가는 가혹하리만큼 냉정하다. 장기적 안목으로 제주가 안 해 본 미래 사업을 구상, 실천했지만 4년의 시간은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첨단산업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것이 성과라면 성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성곤 지사는 '도민과 함께 미래를 만나는 제주'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의 핵심 공약도 단기간에는 성사가 어려운 난제들이다. AI데이터센터 유치, 제주과학기술원 설립, 전남도와 연계한 대규모 풍력발전 및 도민 연금 지원 등 취임 초부터 고삐를 단단히 쥐고 전략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공염불의 확률이 큰 사업들이다. 때문에 대다수 도민은 전례 없는 높은 지지를 보내고도 새로운 도정을 걱정해야 하는 유례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민선 9기 도정은 시대적 사명감으로 움직여야 한다. 첩첩이 쌓여있는 현안들로 진퇴양난의 기로에 서있을지라도 공약 점검과 동시에 로드맵을 설계하는 민첩한 기동력을 발휘해야 한다. 또한 국제자유도시 제주가 갖는 현실성과 개발과 보전의 논쟁 선상에 있는 환경중심도시의 상충적 경계도 확인해야만 한다. 지방정부로서 제주섬이 갖는 고유한 지정학적 정체성을 재조명하는 고민과 성찰의 시간도 필요해 보인다. 궁극적으로 이재명정부 5극3특의 지방 중심 기조에서 제주의 성장은 어디에 방점을 찍을지 지사가 표방한 미래로 만나는 제주는 어떤 제주를 말함인지 명확한 방향성과 구체적 실현성을 설정하고 도민과 공유해야 할 것이다.

전임 도정의 시간은 갔다. 이젠 새로운 지사가 정치적 관록과 축적된 내공으로 도민 결집의 역량을 보일 때다. 그 출발에 즈음해 제주다움이란 도민의 보편적 인식이 새 도정의 원초적 가치로 전제되길 희망한다. <허경자 (사)제주국제녹색섬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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