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남의 월요논단] 내년 감귤 당도를 어떻게 높일까

[현해남의 월요논단] 내년 감귤 당도를 어떻게 높일까
  • 입력 : 2022. 12.05(월)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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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과일 당도를 높이는 것은 모든 과수 농가의 꿈이다. 똑같은 감귤 품종이고 똑같이 땀을 흘리고 비료를 주는데 당도도,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따라쟁이, 귀동냥, 농약방 농법은 절대로 원하는 당도를 얻기 힘들다. 원리를 잘 아는 농가만이 당도를 높인다.

당도를 높이는 첫 번째 길은 햇빛을 잘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전정도 잎과 과일이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전정해야 한다. 성목이식한 감귤원이 밀식 감귤원보다 당도가 높은 이유다.

간벌도 하지 않으면서 당도가 높아지기를 바란다면 한겨울 그늘에 숨어 있으면서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바보다. 간벌하지 않은 밀식 감귤원 과수원은 전세계에서 제주밖에 없을 것이다. 행정에서 요구하지 않아도 간벌을 해야 당도를 높이고 가격을 잘 받는다.

비료로 당도를 높이려면 마그네슘(Mg, 고토) 비료의 기능을 잘 알아야 한다. 영양제로 당도에 욕심내는 감귤농가는 손흥민이 먹는 비타민만 먹으면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된다는 장사꾼 말에 속는 거다.

따라쟁이, 귀동냥 농법으로 수십 년 동안 당도를 높인다고 사용한 골분, 제1인산가리가 장삿속에서 퍼진 과장된 헛소문이라는 실상을 알면 허망할 것이다.

138억 년 전에 우주가 태어났다. 48억 년 전에 태양계가 형성되고 지구가 생겼다. 20억 년 전에 다른 원시세포를 삼키는 진핵세포가 탄생했고, 18억 년 전에 동물과 식물이 구별되기 시작했다. 동물과 식물은 먹이가 다르다. 동물은 다른 생명체를 먹어 에너지를 얻고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을 만든다. 식물은 햇빛을 먹고 광합성을 하는 엽록소를 만든다. 식물은 동물과 달리 햇빛을 먹고 당을 만든다.

헴(Heme) 구조는 포르피린 고리에 단백질이 합성된 모양이다. 동물에도 있고 식물에도 있다. 동물의 헴구조 중심에는 철(Fe)이 들어 있으며 헤모글로빈이라고 부른다. 식물의 엽록소에는 헴구조 중심에 마그네슘(Mg)이 들어 있다. 즉, 동물의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운반하고, 식물의 엽록소는 햇빛을 받아 당을 만든다.

결국, 감귤 당도를 높이는 것은 햇빛과 그 햇빛을 받아들이는 엽록소의 마그네슘에서부터 시작된다. 토양에 충분한 양의 마그네슘이 들어 있으면 식물은 뿌리가 저절로 흡수하여 엽록소를 만들고 햇빛을 먹고 당을 만들어 낸다. 토양에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햇빛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래서 높은 당도를 수확하는 농가는 농업기술센터에서 토양분석을 하고 마그네슘을 적절하게 유지한다.

당도를 높이기 위한 과수용 비료는 마그네슘을 2~3% 혼합한다. 용성인비에는 12%가 있다. 마그네슘이 없는 슈퍼21, 골분, 제1인산가리는 본래 당도가 목적이 아닌 비료다.

내년에 감귤 당도를 높이려면 햇빛이 나무에 골고루 들게 하고, 사용하는 비료에 마그네슘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것이 감귤 당도를 높이는 첫 번째 조건이다. <현해남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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