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나이가 들면서 입안이 바짝 마르는 구강건조증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 문제로 치과에 내원하는 분들이 최근 늘고 있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타액선 자체의 구조적 퇴화다. 침을 만드는 세포 수가 줄어들고 생산 능력이 감소한다. 둘째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생각되는, 수많은 약물 복용이다. 나이가 들면 만성질환이 늘어남에 따라 고혈압약, 당뇨약,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등 많은 만성질환 약물들이 침 분비를 유도하는 자율신경계를 차단해 침 분비를 줄인다. 셋째는 수분 섭취 부족과 신체 수분 함유량 감소다. 또한 비염이나 만성 폐질환으로 입으로 숨 쉬는 빈도가 늘어나고, 수면 중 입을 벌리고 자는 경우 줄어든 침이 빠르게 증발한다.
이렇게 발생한 구강건조증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침은 단순히 입안을 적시는 물이 아니라 천연 항균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강력한 방어막이다. 이 방어막이 얇아지면 입안 점막과 혀 표면이 건조해지고 음식물 찌꺼기 등이 쌓이면서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고, 입안을 건강하게 유지하던 유익균들은 감소한다. 또한 혐기성 세균들이 입안에 남아 있는 단백질을 분해해 휘발성 황화합물을 만들어내고, 이로 인해 불쾌한 구취를 유발한다.
구강건조증이 유발하는 다른 영향들을 살펴보면 첫째, 치아 표면의 다발성 치근면 충치와 치주염이 급증한다. 둘째, 침의 윤활 작용이 망가지면서 점막도 작은 자극에 쉽게 상처를 입는다. 혀나 입천장, 볼 안쪽 점막이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리거나 욱신거리는 통증이 지속될 수 있으며, 매운 음식이나 짠 음식을 먹을 때 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염증과 감염도 자주 발생한다. 셋째, 우리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먹고 말하는 기능이 침 없이는 매우 불편해진다. 식사량이 줄어들면서 부드러운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만 찾게 되고, 영양 불균형과 근손실이 가속화될 수 있다.
구강건조증을 궁극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인 약물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약물을 변경하거나 복용 용량을 줄일 수 있는지 상의해야 한다. 침샘 세포가 완전히 파괴된 것이 아니라면 침샘 마사지나 혀 돌리기 운동 등을 통해 타액선을 활성화시켜 침 분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침샘 기능이 많이 떨어졌을 경우에는 인공 타액이나 타액 분비 촉진제를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생활 습관의 변화가 중요하다. 물을 한 번에 많이 마시기보다는 한두 모금씩 입안을 적시며 자주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알코올 성분이 들어간 구강청결제는 입안을 더 마르게 하므로 피해야 하며, 합성계면활성제가 없는 치약과 불소 함량이 높은 치약을 선택해 충치를 예방해야 한다. 수면 중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이 있다면 치과의사와 상의해 스플린트 착용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강철흔 제주도치과의사협회장·우리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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