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철의 월요논단] 제2기 제주도체육회장은 명예보다 헌신을 필요로 한다

[정구철의 월요논단] 제2기 제주도체육회장은 명예보다 헌신을 필요로 한다
  • 입력 : 2022. 12.12(월)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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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며칠 뒤(15일)에는 제2기 제주특별자치도 체육회장 선거가 있다. 236명의 대의원들에 의해서 간접 선거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그중 9개 단체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배제돼 결국 227명 대의원들의 간접선거로 치러진다. 대표성을 갖고 투표에 임하는 대의원들은 제주체육의 미래에 부끄럽지 않은 결정을 해주길 기대한다.

체육회장은 지역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나 당사자나 도민들은 단순 명예직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체육회장은 제주의 스포츠 정책과 발전을 지휘할 수장으로서 제주도만의 특별한 신체 문화를 발전시켜 다양한 생활 스포츠 프로그램을 통한 주민건강 증진과 엘리트 스포츠의 발전, 지역 경제 활성화, 홍보 등 통합과 화해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새로운 체육회장 선거에 앞서 지난 2019년 본지 논단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초대 민선 체육회장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현 체제를 완전히 바꾸고 선진 스포츠 체제를 만들어 내며 큰 비전을 세우고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었으면 한다. 비전도 없고 안일하게 현 체제대로 유지하면 된다는 의식이 있는 사람은 제발 제주체육의 미래를 위해서도 체육회장 선거에 나서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그러나 제1기 체육회장과 집행부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영향으로 제대로 된 스포츠 정책을 실행하지 못했고, 제주도 스포츠 발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비전을 수립하지도 못하고 여러 가지 스캔들과 부정적 이미지를 남기고 임기를 마치게 되었다. 새롭게 체육회장에 도전하는 인사들은 전임 집행부를 반면교사 삼아 본인들의 스포츠 행정과 정책이 제주 지역사회 발전에 어떻게 기여할지를 고민하면 좋겠다.

여건은 그리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얼마 전 오영훈 도정이 민선 8기 공약 이행계획을 102개 사업을 추진하며 7조7795억원 집행 청사진을 발표했는데 이 중 문화체육 분야 예산이 3049억원으로 전체 예산액 대비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민선 8기에서는 제주 스포츠 분야가 발전될 수 있길 기대했었는데 스포츠의 가치에 대한 이해 부족인 듯하여 매우 아쉽다. 이런 상황이 되도록 방치한 책임은 오롯이 현 체육회 집행부가 져야 할 것이다. 예산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강력하게 증액을 요청해야 했으나 그대로 방치한 결과라고 판단된다. 현재 예산으로는 현상 유지를 넘을 수 없는 수준이다. 스포츠 문화가 활성화된 선진 사회에서는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들은 건강 사회를 위한 절대 필요 조건으로 인식해 충분한 예산을 투입한다. 새롭게 선출될 체육회장과 집행부는 경쟁의 장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예산증액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리더의 인식이 현실에 안주한다면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곧 선출될 차기 회장은 명예에 머물지 말고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치워내고 지속가능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세련된 리더십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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