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대표적인 약용식물인 백수오의 기능성 물질의 함량을 조절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제주에 확보됐다.
제주테크노파크(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백수오 부정근의 재배조건별 대사체 비교 분석을 통해 안정적인 생산과 맞춤형 물질 증진 방법을 규명한 연구논문이 최근 미국화학회(ACS)에서 발행하는 국제저명학술지 'ACS 오메가 (ACS Omega)'에 실렸다고 19일 밝혔다.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연구팀은 조직 배양기술을 접목해 백수오 부정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기원 식물의 재배조건에 따른 성분 차이를 분석해냈다. 특히 품질이 검증된 백수오를 활용해 부정근을 대량 배양하고 대사체 변화 분석을 통해 공략 대상 성분에 따른 기원 식물의 재배조건을 선별해냈다는 점에서 기존의 백수오 품질과 성분 검증 연구와 차별화된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인공배양 기법을 활용해 일반 토양에서 재배한 백수오와 백수오 뿌리 더미에서 자란 백수오의 부정근을 유도한 뒤, 총체적인 성분 분석을 토대로 동일한 배양조건에서 자란 백수오 부정근 사이에도 구성하는 성분 간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백수오 뿌리 더미에서 자란 백수오에서 유도한 부정근은 외부 환경의 비생물학적인 압박을 받아 항산화 물질로 알려진 플라보노이드와 하이드록시 아세토페논이 다량 생성되고, 이들의 생합성 경로에 방향족 아미노산과 다당체 등이 관여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반면, 일반 토양에서 재배한 백수오에서 유도한 부정근의 경우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TCA 회로(TCA cycle)가 활성화되어 글루탐산과 아스파르트산과 같은 산성 아미노산과 유기산, 다중 불포화 지방산 등을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백수오 파동을 되풀이하지 않고 조직 배양을 통해 백수오 부정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대사체 분석을 통해 우수한 자원을 선별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연구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용환 J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은 "세계적으로 생물자원 주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제주세포주은행을 적극 활용한 연구로 제주의 우수한 생물자원들이 바이오헬스산업 소재로 가치를 더욱 키우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백수오(白首烏)는 큰조롱(Cynanchum wilfordii (Maxim.) Hemsl.)의 덩이뿌리 식물로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료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로 알려진 이엽우피소(異葉牛皮消)와 혼용되는 사태가 발생하며 백수오 파동을 겪은 이후 전국적으로 백수오에 대한 과학적인 품질 검증과 공급이 이루어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