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화의 건강&생활] 암의 입자치료가 무엇인가요

[한치화의 건강&생활] 암의 입자치료가 무엇인가요
  • 입력 : 2022. 12.21(수)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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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 탄소이온을 사용하는 중입자 치료기가 설치돼 가동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20여 년 전에 내과 수련의 과정을 지도했던 여선생님이 악성뇌종양으로 일본에 가서 중입자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입자(粒子, particle)란 우리에게 아주 생소한 화학 또는 물리학 용어로 중성자, 양성자, 전자 등을 말한다. 전자보다 크기가 크고 무거운 중성자와 양성자를 중입자(重粒子, heavy particle)라고 하지만 실제 중입자치료에 사용되는 입자는 양성자보다 더 크고 무거운 탄소나 헬륨 이온들이다.

이러한 중입자 이온을 특별한 가속장치(주로 싱크로트론)로 빛에 가까운 빠른 속도에 도달하게 만들어 표적인 암 덩어리에 충돌시켜 암세포들을 파괴하는 방법이 중입자치료이다.

중입자치료는 1958년에 미국 버클리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기술적 발전을 거치면서 지금은 전 세계 100여 곳에서 암 치료에 시행되고 있다. 일본은 1994년에 탄소이온을 사용한 중입자치료를 시작해서 현재 20여 곳에서 양성자 혹은 탄소이온을 이용한 입자치료를 활발하게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양성자치료가 서울에 있는 두 곳의 의료기관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특정 암 질환들의 의료 급여로 인정되고 있다.

전통적인 방사선 암 치료는 고에너지의 X선을 사용한다. 고전류가 흐르는 진공관에서 발산되는 X선의 본질은 빛이다. 빛은 물리학적으로 파장과 입자의 성질을 모두 갖고 있다고 하며 빛의 입자 성질을 광자(光子, photon)라고 한다. X선은 파장이 짧아서 사람의 몸을 쉽게 통과하므로 몸속의 암 덩어리에 목표로 정한 에너지를 집약시켜 암을 제거한다. 하지만 주변의 정상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가지 특별한 장비와 조절 기술들이 필요하다. 중입자 이온은 몸속 암 덩어리의 깊이에 도달하면 에너지가 최대로 발산되는 '브랙(Bragg) 피크' 현상을 보이고 이보다 더 깊은 위치까지는 거의 도달하지 못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중입자치료는 X선치료에 비해 주변의 정상 조직을 최대로 보호하고 암세포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파괴한다.

치료를 위한 중입자 이온을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키고 환자에게 정확하게 쪼이기 위해서는 상상외로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기반시설과 특수 장비 그리고 전문운용인력 모두를 갖춰야 한다. 그래서 치료비용이 너무 비싼 것이 현실적인 문제이다. 또한 이론적으로 중입자치료가 우수한 장점들을 갖고 있을지라도 치료 성적이 기존의 암 치료 성적보다 더 우수한지를 직접 비교한 자료가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문제 역시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다.

제주도에서도 7년 전에 중입자치료 시설을 세우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중입자치료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해 설렜지만 한편 아쉽기도 하다. <한치화 제주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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