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癸巳年)에 태어나서 계생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한 여자아이가 자라나 어른 노릇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늙어간다. 그 속에 '육지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한 제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허계생 '삼춘'의 말을 이혜영 작가가 글로 기록한 '제주 사람 허계생'(한그루 펴냄)이 최근 출간됐다.

출판사는 "어떤 사람이라도 사회적·역사적 굴곡에 휩쓸리고 흔들리고 일어서며 살다 보면 그 삶 속에 시대의 문화와 철학이 배어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모든 삶은 사회적일 수밖에 없다"며 "제주의 한 사람, 허계생의 삶을 따라 울고 웃으며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다가서 보는 책"이라고 소개한다.

이야기에는 제주 사람들의 지혜로운 삶의 모습이, 공동체와 함께했던 연대의 풍경이,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여성의 한 생애가 펼쳐진다. 허계생의 구술을 따라 근대화과정의 제주도 마을과 들판과 오름과 밭으로 달려간다. 생소한 제주어에는 설명을 달았고, 말미에 이 책을 위한 '작은 제주어사전'도 덧붙였다. 1만6000원. 오은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