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집에 어떻게 가나…" 한파·폭설에 발묶인 귀경객

[현장] "집에 어떻게 가나…" 한파·폭설에 발묶인 귀경객
설 연휴 마지막날인 24일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 모두 결항
공항 출발장 발권 창구마다 대체 항공편 구하려는 승객 몰려
25일 항공편 예약 이미 만석에 임시편 증편 기상 따라 미지수
  • 입력 : 2023. 01.24(화) 15:11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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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제주 기점 항공기 전편이 결항되면서 이날 제주국제공항이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설 연휴 마지막날 24일 제주에 들이닥친 한파와 강풍, 폭설로 인해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면서 제주를 떠날 예정이던 귀경객과 관광객 등 수만명의 발이 제주에 묶였다. 일상으로 복귀하는 25일 오전까지 강추위와 함께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이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24일 제주지방항공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제주공항에 강풍 특보와 급변풍 특보가 내려지면서 이날 제주를 오갈 예정이던 항공편 476편(출발·도착)이 모두 결항됐다. 이 가운데 전날인 23일 330편의 항공편이 사전 결항됐고, 나머지 146편은 이날 운항할 계획이었지만 기상 악화로 모두 결항됐다.

이날 하루 운항 계획이던 모든 항공편이 결항되면서 귀경객과 관광객 등 4만3000여명이 제주를 떠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 제주공항 3층 출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대체 항공편을 구하려는 승객들이 몰리면서 항공사별 발권 창구마다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25일 기존의 제주 출발 항공편 예약이 이미 꽉 차 있는데다 대체 항공편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항을 떠나지 못하고 남아있는 승객들도 많았고,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취소표가 나올까 휴대전화를 부여잡고 확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족과 함께 제주에 환갑 기념 여행을 온 김모(60·경기도 김포)씨는 "어제 항공사로부터 결항 문자를 받자마자 공항에 왔는데 대기 예약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숙소로 가려는데 택시 대기줄마저 너무 길어 힘들었다"며 "오늘은 오전 4시부터 공항에 와서 대기했지만 대체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서 막막하다. 모처럼 제주에 왔는데 이런 상황을 겪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공항에서 만난 귀경객 김모(25)씨도 "내일 회사에 출근을 해야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기 예약을 하려고 공항에 왔는데 하지 못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26일까지 회사에 연차를 냈다"며 "어제 오후 늦게 결항 문자를 받았는데, 조금 일찍 여러 경로로 사전 안내를 받았다면 대비를 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공항에서는 항공사마다 다른 풍경도 연출됐다. 아시아나항공, 저비용 항공사 등 대부분 항공사 발권 창구에는 대기표를 구하려는 승객들로 혼잡했지만 대한항공 발권 창구는 한산했다. 대한항공은 전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승객들에게 항공편 결항을 알리면서 25~26일 탑승 가능한 대체 편을 이날 오후부터 문자로 안내한다고 전달했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만난 대한항공 관계자는 "결항편 승객들이 공항에 일찍 나와서 대기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임시편이 증편되면 결항한 시간 순서대로 탑승권을 주고 있으며 수속이 가능한 시간대를 문자메세지 등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24일 제주국제공항에 항공기 결항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강희만기자

제주지방항공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앞으로 날씨가 풀려 항공기 운항이 정상적으로 재개되면 항공사·관계기간과 협력해 임시 항공편을 증편해 체류객들이 순차적으로 제주를 떠날수 있게 조치한다는 계획이지만 기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운항 계획은 여전히 미지수다.

이들 기관은 항공사 결항에 따른 항공편 변경을 위해 공항을 찾는 승객을 지원하기 위해 안내요원을 추가 투입하는 한편 이날 오전 6시부터 대설주의보가 발효됨에 따라 제주공항 체류객 지원 매뉴얼도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해 각 기관별 조치를 강화하도록 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항공기 운항 정보 제공, 임시편 투입 계획 등 항공기 안전 운항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대중교통 투입, 숙박시설 안내 등 체류객 지원 방안을 협의하며,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체류객 현황 파악과 물품 지원 등의 조치를 해나갈 계획이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25일에도 항공기 결항에 따라 일정 변경을 위해 공항을 찾는 승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혼잡이 예상된다"며 "승객들은 항공사에서 발송하는 운항 현황 등을 반드시 사전에 확인하고 공항으로 이동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 해상에 풍랑 경보가 발효되면서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8개 항로 여객선 10척이 모두 결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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