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껑충 뛴 꽃값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울상'

[현장] 껑충 뛴 꽃값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울상'
난방비·재룟값 급등… 장미 한단 1년새 41% 올라
"예전 3만원대 꽃다발 만드려면 4~5만원 받아야"
  • 입력 : 2023. 02.16(목) 18:4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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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가판대.(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연합뉴스

[한라일보] 제주지역에서 2개월째 초·중·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교까지 3년 만에 대면 졸업식이 열리며 꽃 수요가 늘고 있지만 치솟은 꽃값에 소비자와 상인, 화훼농가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겨울 난방비가 급등한데다 비료와 포장재 등 재료비가 오르면서 꽃 가격이 1년새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9~15일 장미 한단 평균 경매 가격은 1만3656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673원)에 견줘 41% 늘어난 가격이다. 천일홍은 7717원으로 지난해(3806원)보다 103%, 안개꽃은 1만6028원으로 지난해(1만1535원)보다 39% 각각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국화는 5585원으로 지난해(4597원) 대비 18%, 튤립은 5970원으로 지난해(4508원)보다 32%, 프리지아는 2792원으로 지난해(2342원)보다 19% 올랐다. 보통 꽃다발 구성에 많이 쓰는 꽃의 가격이 올랐다.

이렇게 도매가격 상승에 소매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꽃다발을 구매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최근 대학교를 졸업하는 딸에게 줄 꽃을 사기 위해 꽃가게를 찾은 고모(52)씨는 "3만원짜리 꽃다발을 주문했는데 튤립 4송이, 국화 1송이, 안개꽃이 약간 곁들여 나와 깜짝 놀랐다"며 "꽃다발이 예전만큼 풍성해보이지 않아서 실망스러워 꽃가게 주인에게 물어보니 '장미 한송이에 1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꽃 가격이 올랐다고 듣기만 하다 몸소 체감하고 왔다"고 말했다.

꽃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한숨이 깊어졌다.

제주시 이도2동에서 10년 넘게 꽃집을 운영해 온 상인은 "가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예전 3만원대 꽃다발을 그대로 구성하려면 요즘에는 4~5만원은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도매가가 올랐다고 해서 소매가를 많이 올리지는 못한다"며 "3만원대 꽃다발을 원하면 구성이 빈약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만들어 드리는데, 기본 구성 꽃에 장식용 꽃을 곁들여 최대한 풍성하게 만들어도 손님으로부터 핀잔이 돌아오면 속상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제주시 일도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또 다른 상인은 "요즘 대목이라고 하지만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가게에 꽃을 많이 사두고 싶지만 생각한 만큼 팔리지 않을 수도 있어 지난달부터 예약을 받아 판매하고 있다"며 "꽃 가격이 올라서 기본 4만원부터 꽃다발 주문을 받고 있다. 생화 가격이 높아서 비누꽃 꽃다발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화훼농가들도 어려운 건 매한가지다. 꽃 재배를 위한 시설 난방을 위해 쓰는 전기·등유 등 치솟은 연료비에 경영비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등유(농업용 면세용) 가격은 15일 기준 리터(ℓ)당 1211원으로 1년 전보다 15.1%나 올랐고, 농사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세 차례(4·7·10월)에 이어 올해 1월 현재까지 1년새 16.1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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