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평화대공원 파이 키워 서부권 핵심공간으로 조성"

"제주평화대공원 파이 키워 서부권 핵심공간으로 조성"
도,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 주민수용성 제고 방안' 용역 공개
송악산·올레코스, 일제 군사시설 등 관련 유적지 연계방안 제시
경작권 보상 방안도 마련.. "영농 손실보상금 지급해야" 의견도
  • 입력 : 2023. 03.10(금) 16:58  수정 : 2023. 03. 13(월) 14:58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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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대정읍 옛 알뜨르비행장 전경.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최근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 관련 논의들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평화대공원을 중심으로 주변 관광·유적지를 연계해 서부권 핵심 공간인 '(가칭) 송악산 평화대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원 조성에 따른 인근 주민들에 대한 경작권 보상 방안으로 영농손실보상금 지급을 검토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기됐다.

제주도는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의 주민수용성 제고 방안' 용역 보고서를 최근공개했다. 이 용역은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부지 활용 방안, 주민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관련기사] 오영훈 "서귀포 지역경제발전 3대사업 정상화 시급"

용역진은 공원 조성 시 시설과 규모를 비롯해, 지역주민 의견 수렴을 통한 경작지와 공원 조성 부지의 상호 공존 방안도 검토했다. 사업에 대한 주민수용성 파악을 위해 도민 4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수행했다.

우선 연구진은 제주평화대공원을 중심으로 인근 역사·자연자원을 연계해 '서부권 핵심 공간'을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통해 '(가칭) 송악산 평화대공원'을 조성하자는 의견도 제기했다.

특히 계획부지가 현재 올레코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과, 산방산에서 송악산을 거쳐 수월봉까지 이어지는 지질트레일 코스, 곶자왈 도립공원, 가파도·마라도 등의 자연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이 제기됐다.

평화대공원을 중심으로 일본군·한국군 전쟁유적지, 4·3유적지 등을 묶어 근대사 관광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방안도 담겼다.

주변지역인 마라해양도립공원의 송악산 영역과 연계를 통해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단 연구진은 공원시설 조성 시 유적지 관람에 필요한 시설로 최소한으로 조성해 경작 주민의 경작활동을 존중할 것과 주변 경관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적지 관람을 위한 관람로와 경작주민을 위한 농로를 분리해 한 공간 내에서 공존하도록 계획할 것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주변지역 영농인들을 대상으로 한 영농보상 방향성도 설정했다. 연구진은 "현재 대부분의 영농이 임대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평화대공원 사업으로 농지가 편입될 경우 평화대공원 내 전체 농지에서 영농을 지속하고자 하는 영농인을 대상으로 경작을 할 수 있도록 조정을 해줘야 한다"며 "불가피하게 (토지가 공원시설로) 편입되는 경우 현재의 경작행위에 대한 영농손실보상금을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보상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연구진은 도입시설 계획을 5개 영역으로 구분해 수립했다. 5개 영역은 ▷보존유지영역 ▷전시메시지영역 ▷광장영역 ▷생산영역 ▷연계영역 등이다.

보존유지영역은 말그대로 보존을 위한 영역이다. 알뜨르비행장 활주로의 활용가능성 및 경작주민의 경작활동을 존중하기 위해 공원 조성을 피하고 현재 상태를 보존 및 유지하기 위한 공간이다. 전시메시지와 광장 영역에선 관람·체험과 교육·공연 등이 이뤄진다. 생산 영역은 임대경작주민의 생산활동을 유지하도록 하는 공간이며 연계 영역은 공원과 주변지역의 자원을 연계하기 위한 영역이다. 공원에서 섯알오름 일제동굴진지 및 고사포진지, 송악산 외륜 일제동굴진지 및 해안 일제동굴진지로 이어지도록 하는 공간으로 구상됐다.

그밖에 연구진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서부권 관광의 중심 역할을 하여 방문객을 집중시키기 위해서 교통인프라를 개선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은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전적지 일원(알뜨르비행장 등)에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알뜨르비행장은 일제강점기인 1932년부터 1933년 사이 일본군이 중국 침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만들었다. 당시 주민들은 80여만평의 땅을 강제 수용 당했고, 해방 이후에는 알뜨르비행장이 정부 소유로 넘어가면서 지금까지도 임대차 계약서를 갱신하면서 농사를 짓고 있다.

그간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은 국방부가 알뜨르비행장 부지 무상양여를 반대해 장기간 추진이 불발돼 왔다.

그런데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이 2021년 알뜨르비행장 무상사용의 근거를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 등을 발의하고, 지난해 9월 제주도와 국방부가 부지 무상사용 등을 합의하는 등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개정안은 이달 중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제주도는 송악산 일대 개발 사업자인 중국계 투자자 '신해원 유한회사'를 상대로 부지 매입도 추진 중이다.

이와관련 양병우 제주도의회 의원(무소속, 서귀포시 대정읍)은 10일 '알뜨르-송악산 평화대공원 추진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알뜨르-송악산 평화대공원을 세계UN평화대공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구체적인 역사문화공간 조성 방안들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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