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오영훈 제주지사가 지난 16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하고, 일제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한 도정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오 지사는 20일 오전 집무실에서 열린 도정현안 공유 티타임에서 "12년만에 한일정상회담이 열렸는데 대한민국 어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거론되지 않아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국제사법재판소 등 국제기구에 이 문제와 관련된 지자체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법적인 사항을 검토했지만 방법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제주도정 자체적으로 이 문제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일본 측이 성의있는 태도로 전환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어업인과 수산업계의 생명권과 관련해 정부 측이 보다 적극적인 개입으로 협상외교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서도 "'외교참사'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제주에서 심의 결정된 피해자만 2,852명이고 국가기록원의 피징용자 명부에는 제주 출신이 1만 명에 달한다"면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권리를 구제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처방안을 도정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재정분석 관리방안 마련도 당부했다.
그는 "2022년 재정분석 결과를 보면 세입지표는 개선됐으나 높은 보조금과 자체 경비 비율은 지속적인 재정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지방보조금 비율은 전국 평균 1.56%에 비해 제주도는 10%를 상회하는 만큼 분석자료가 나오면 어떻게 간극을 좁힐 것인지 위기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상을 유지하면서 재정 효율과 건전성을 논의할 수 없다"며 "전문기관의 협조를 구해 재정분석에 대한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업유치 제도정비와 관련한 적극적인 자세를 당부하기도 했다.
오 지사는 유명 콘텐츠업체와 면담 이후 기업 유치 지원과 관련한 후속 조치가 없었던 점을 지적하며, 해당 업체가 타 시도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콘텐츠 등 신산업 분야 업무를 추진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제도도 없는 것"이라며 "틀에 갇혀 있지 말고 타 시도 벤치마킹을 비롯해 기업 유치를 더욱 촉진할 수 있는 조례를 재정할 필요가 있다"고 관련 제도의 검토를 주문했다.
오 지사는 22일 예정된 선거법 관련 재판에 대해 '좌고우면'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그는 "재판과 관련해 도정 공백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공직자들은 술렁이지 말고 도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제3회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원서접수 결과 공유, 경제산업정책회의 개최, 제주관광 보도 대응, 공공정책 연구원 활용, 봄철 산불조심, 제2공항 도민여론수렴 등의 현안이 공유됐다.
특히 오영훈 지사는 제2공항 도민여론 수렴과 관련해 "가급적이면 많은 의견이 제출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견수렴 확대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