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경의 건강&생활] 오직 하나뿐인 그대

[신윤경의 건강&생활] 오직 하나뿐인 그대
  • 입력 : 2023. 04.05(수)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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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가 남보다 못난 것 같고 사는 게 괴로워요. 인생이 불행해요."

우리는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거나 상실했을 때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건강을 잃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다. 상황이나 환경이 우리를 힘들게 할 때 괴로움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괴로움은 곧 불행인가?

'나는 왜 괴로운가, 왜 불행하다고 느끼는가'를 바라보는 것이 우리를 인간이게 한다. 상황이나 환경이 상관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최종적으로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마음을 선택할 것인지는 언제나 나의 몫이다. 이는 상황과 환경에 순응하라는 의미도 아니다. 주의의 초점이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있다'와 '내가 어떻게 살아있을 것인가'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이제까지 내가 마주쳐 온 상황과 환경에서 나의 선택들이 켜켜이 쌓여온 결과이다. 유사 이래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인간은 오로지 나밖에 없다. 이 시대 이 땅에서 이런 부모로부터 태어나 이러저러한 사람들을 만나 이만저만한 경험들을 하며 이런 특성을 지니게 된 사람이 온 우주를 통틀어 나 이외에 누가 있겠는가. 그러니 나를 나처럼 이해할 수 있는 타인이란 있을 수 없다. 나는 누구와도 다른 고유한 존재이므로 내 기준은 나 자신이다. 타자는 참조와 고려의 대상이지 비교의 기준이 아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이란 남보다 잘되거나 남처럼 잘되는 것이 아닌 나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 역시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나의 전문가는 나일 수밖에 없으므로.

그런데 살아있다는 것은 또한 관계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가깝게는 부모, 형제자매, 친구, 반려동물에서 넓게는 지구와 우주 만물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그들이 있기에 존재한다. 관계는 존재의 조건이므로 관계를 잃으면 존재도 사라진다. 그렇다고 외로움이 두려워서나 상대를 내 마음대로 조정하고 싶어서 관계에 집착하면 이 또한 병이 된다.

그래서 어찌하면 좋을까? 여러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는 내가 알 수 없다. 나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 뿐이다. 나는 하나뿐인 독특한 가치를 지닌 채 이 세상과 연결돼 있는 존재이니 나를 존중하며 책임 있게 산다. 상대 역시 나처럼 고유의 가치를 지닌 연결된 존재이니 그를 존중한다. 존경은 상대를 이상화하기에 내 기대와 다른 상대의 면모에 실망해 그를 폄하하거나 내 바람대로 그를 포장하고 미화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그 누구라도 상대를 존경하기보다 존중하며 교제하고 나도 상대에게, 그가 자식이든 어린이든, 존경보다는 존중을 바란다. 나도 상대도 서로를 알 수 없고 언제나 틀릴 수 있는 판단을 하므로 서로 이해 못하고 문제가 생겨도 이에 심각해지지 않는다. 언제나 지금 여기서 행복한 마음과 사랑을 택한다. 나는 지금 여기에 살아있고 동시에 죽어가는 존재이므로.

여러분도 각자 자신의 행복을 유쾌하고 꿋꿋하게 찾아가시기를 이 찬란한 봄 맞으며 소망한다.<신윤경 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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