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의 한라시론] 제2공항 문제 주민투표 통한 도민결정권 실현되어야

[이영웅의 한라시론] 제2공항 문제 주민투표 통한 도민결정권 실현되어야
  • 입력 : 2023. 04.06(목)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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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제2공항 문제가 또다시 제주지역에서 요동치고 있다. 정부가 제2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국토교통부가 전격적으로 제2공항 계획을 재추진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제주에 또 하나의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는 문제는 제주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다. 섬 환경인 제주도에 물리적인 수용력을 높여 지금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수용하는 것이 적절한 정책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제2공항 건설 여부는 제주도민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민사회의 자기결정권 요구와 제2공항 계획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의 행보는 우려의 수준을 넘는 일방통행식이다. 더욱이 최근 국토부가 공개한 제2공항 기본계획을 보면 사업계획의 필요성에 더욱 의문이 생긴다. 기본계획(안)의 항공수요예측은 최대 연간 3969만명으로 제2공항을 결정한 사전타당성 용역 당시 수요예측인 최대 연간 4560만명보다 600만명 가까이 축소됐다. 더군다나 이 예측은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추세와 노령화로 인한 인구구성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실수요보다 높게 제시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제주공항의 연간 수용능력 3155만명을 고려할 때 국토부는 제주도의 추가 항공수요인 연간 800만명의 관광객 수용을 위해 106만평의 제주공항보다 훨씬 큰 165만평의 부지에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불필요한 계획으로 인해 제주의 환경 훼손과 세금을 낭비하는 과잉투자의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오히려 제2공항 건설보다 제주공항을 개선해 활용하는 방안이 훨씬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이유이다.

최근 환경부가 조건부 협의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서도 국책 전문연구기관들은 환경부의 입장과 전혀 다른 판단을 하고 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사유에 대한 보완이 여전히 미흡하고 국토부의 대안 제시도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항공기 안전과 직결되는 조류충돌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서 국토부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적용기준을 모두 무시하고 국내 조류충돌 사례 중에서도 피해를 준 조류에 한해서만 조류충돌 가능성을 예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공항보다 8배 이상의 조류충돌 가능성이 나왔는데 국토부는 제2공항 예정지의 조류충돌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탑승객의 안전을 담보로 거짓 평가결과를 제시하는 일까지 벌인 셈이다.

이처럼 도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투명한 정보공개도 거부하며 제2공항 계획을 강행하는 국토부에 대해 제주도가 나서서 현재 거론되는 문제제기와 도민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나아가 제2공항 계획의 적정성과 전략환경영향평가의 거짓·부실에 대해 검증을 실시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제주도민 다수가 제2공항 문제해결의 방안으로 제시하는 주민투표 시행을 국토부에 건의해야 한다. 제주도의 미래가 달린 문제라는 점에서 최종 결정권은 제주도민에게 주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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