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전 주변 불법 주차 "이젠 진짜 밀어버린다"

소화전 주변 불법 주차 "이젠 진짜 밀어버린다"
최근 3년간 3760건 단속 올해만 벌써 209건
'강제 처분' 부담 줄일 면책 조항 신설 필요
제주소방 28일 일제 단속 등 적극 대응 예정
  • 입력 : 2023. 04.26(수) 17:20  수정 : 2023. 04. 27(목) 21:01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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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제주시 삼도동의 한 소화전 주변에 불법 주차된 차량의 모습.

[한라일보] 제주소방안전본부가 오는 28일 제주 전 지역에서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 일제 단속을 예고한 가운데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제주시 일대에서 소화전 주변 주·정차 상황을 살펴본 결과 주택가 등 이면도로에서 소화전 주변 5m 이내에 불법 주차한 차량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통상적인 주차 단속의 효과 때문인지 차량 통행이 많은 대로변은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대로 소화전 주변으로는 주차는 물론이고 정차한 차량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이면도로에서는 주차난의 여파인지 소화전 주변도 아랑곳없이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눈에 들어왔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는 총 3760건이 단속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0년 2450건, 2021년 716건, 2022년 594건 등이며 올해도 3월 기준으로 209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안전표지가 설치된 소화전 주변 5m 이내에 불법 주·정차할 경우 승용차는 8만원, 승합차는 9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처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원활한 소방차량 출동환경이 확보돼야 하지만 이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과 관심은 부족한 실정이다.

동부소방서는 지난 24일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강제 처분 훈련을 실시했다. 동부소방서 제공

소방기본법 제25조에 따라 소방활동을 위한 긴급 출동 시 소방차의 통행과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되는 주·정차 차량과 물건 등을 치울 수 있는 '강제 처분'이 가능하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2018년 법 개정 이후 제주지역에서 강제 처분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강제 처분 시 적법 주차 차량일 경우에는 손실보상이 가능하지만 소화전 주변 등 불법 주·정차 차량은 손실보상에서 제외된다. 또 강제 처분에 대한 민원이나 소송 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현장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어 미국과 캐나다처럼 강제 처분 시 해당 임무를 수행한 소방관에 대한 면책 조항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제주소방은 앞으로 긴급출동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서는 강력한 강제 처분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동부소방서는 지난 24일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 견인 장비를 활용한 강제 견인, 창문 파괴를 통한 소방용수 확보 등 강제 처분 훈련을 실시했다.

제주소방 관계자는 "소방차량 긴급출동 및 신속 대응을 위해 불법 주·정차 근절 등 도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적극적인 단속과 홍보를 통해 도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재난현장의 골든 타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26일 제주시 삼도동의 한 소화전 주변에 불법 주차된 차량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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