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1000㎜ 넘는 역대급 5월 폭우… 항공기 결항 등 '혼란'

[종합]1000㎜ 넘는 역대급 5월 폭우… 항공기 결항 등 '혼란'
서귀포에 268.2㎜ 기상관측 62년만 일강수량 1위 기록
제주소방 688t 배수지원 등 35건 출동… 인명피해 없어
이틀간 항공기 460여편 결항 입도 관광객 예상보다 '뚝'
  • 입력 : 2023. 05.07(일) 16:43  수정 : 2023. 05. 08(월) 17:32
  • 박소정·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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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의 한 도로가 침수돼 소방대원들이 고립된 차량 구조를 위해 접근하고 있다. 서부소방서 제공

[한라일보] 어린이날 연휴기간 한여름 장마철을 방불케 하는 비가 내린 제주지역은 기록적인 강수량으로 비 피해와 함께 항공편 차질 등 불편이 이어졌다.

7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비는 중국 내륙에서 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3일부터 강수가 시작돼 4일부터 5일까지 많은 강수가 지속됐다.

강수기간 동안 제주도 전역에 호우특보 및 강풍·풍랑특보가 내려졌고 산지에는 누적 강수량 1000㎜가 넘는 지점이 나올 만큼 많은 강수가 기록됐다.

특히 지난 4일 오후 6시까지 하루동안 서귀포에는 268.2㎜의 강수량이 집계됐다. 이는 1961년 기상관측 이래 5월 중 가장 많은 일강수량으로 기존 최고치는 1992년 관측된 259.8㎜였다.

서귀포의 이번 일강수량은 연도별 일강수량 최고 순위에도 3위에 오른 기록이다. 서귀포지역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날은 1위 1995년 7월 2일 365.5㎜, 2위 1994년 8월 11일 304㎜ 등의 순이었다.

지난 3일부터 5일 자정까지 주요 지점의 누적 강수량은 한라산 삼각봉이 1013㎜, 사제비가 764㎜를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산지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또 서귀포지역에 376.3㎜, 남부 중산간 지역인 가시리에 388㎜, 북부 중산간 지역인 조천읍 와산리에 328.5㎜의 비가 내리는 등 남부지역과 중산간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밖에도 서귀포시 성산에 259.5㎜, 대정에 245㎜, 제주시 애월에 243㎜, 고산에는 184.9㎜, 제주시는 148.7㎜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난 5일 강풍의 영향으로 제주시 연동의 한 건물 외벽이 파손되자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제주소방서 제공

이 기간 제주소방안전본부에는 총 35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장비 39대와 인원 130명을 투입해 13건의 배수지원으로 688t의 물을 퍼냈으며 22건의 안전조치를 실시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 4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공사현장에서는 빗물이 유입돼 출동한 소방당국이 약 200t의 배수를 지원했으며 지난 5일 오전 5시41분쯤에는 서귀포시 상효동의 한 주택으로 유입된 빗물 160t을 배수하기도 했다.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며 강풍 피해 신고도 집중됐다. 지난 5일 오전 9시와 10시쯤에는 제주시 연동에서 건물 외벽이 바람에 떨어져 나갔다는 신고가 각각 접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했다. 또 간판과 가로수, 전선 등이 강풍에 날린다는 신고가 이어지며 소방대원들은 분주한 연휴를 보냈다.

지난 5일 제주국제공항이 결항편 대체 항공권을 구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강희만기자

강한 비바람으로 인해 제주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공항에 내려진 강풍 특보와 급변풍 특보로 인해 지난 4일에 항공편 243편(출발 118, 도착 125)이 결항된데 이어 어린이날인 5일에도 항공편 220편(출발 114, 도착 106)이 결항되는 등 이틀간 모두 463편의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됐다. 이로 인해 수학여행단 33개교 6000여 명을 비롯해 약 2만여 명의 발이 묶여 혼잡을 빚었다. 날씨가 풀리면서 6일부터는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됐다.

어린이날에서 주말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에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궂은 날씨와 결항으로 인해 제주 입도 관광객 수가 당초 예상치를 밑돌면서 도내 관광업계도 울상을 지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17만4000명, 하루 평균 4만3500여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제주 입도 관광객 수는 4일 2만823명, 5일 2만7993명, 6일 3만3206명을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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