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의 목요담론] 지역 내 주택 미분양이 많아서…

[이호진의 목요담론] 지역 내 주택 미분양이 많아서…
  • 입력 : 2023. 05.11(목)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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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 정부가 미분양 확산을 막기 위해 내놓은 규제 완화 정책의 효과가 서울 등 주로 수도권 지역에 머문 것으로 보도됐다. 지방 대부분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확산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준 금리 인상 탓에 대출 부담이 커지고 건축자재 가격 인상으로 건축비용마저 증가하면서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우리 제주지역에서도 최근 미분양 주택이 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전체 주택 미분양은 1929호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가구 수를 감안하면 서울 등 여느 대도시와 비교해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이 중에서도 건물이 완공됐지만 분양되지 않아 앞으로도 계속 미분양으로 남을 위험이 큰 탓에 미분양 중에서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4개월 연속 600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2월에는 762호로 증가해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전체 미분양 주택 수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지만 지역별 분포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를 살펴보면 동지역은 652호(34%)이며, 읍면지역은 이의 약 2배 수준인 1277호(66%)이다. 동지역에 비해 읍면지역은 외지인 및 투자자들을 주된 수요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음을 고려할 때 미분양 주택문제를 절대적인 수치만으로 대응할 문제는 아닌 듯하다.

도내 미분양 주택의 증가는 도민의 수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 주로 공급이 이루어지고 금리 상승 및 규제 완화로 인해 외지인의 투자수요 감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주주택시장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 예컨대, 1~2인 가구 증가, 개발용지 부족에 따른 택지공급 제한, 다세대·다가구 주택 위주의 공급에 따른 아파트 부족, 연세 위주의 임대시장 형성 등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특징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주지역의 미분양에 대한 대책은 그 원인이 상이한 만큼, 이에 대한 대응도 타 지역과 차별화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고도제한에 따른 적정밀도의 정비계획 수립 및 개발을 유도, 도민의 선호지역에 따른 주거 적합지 선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역별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도민의 주된 수요대상 지역을 위주로 공급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

부동산 하위시장에 대한 분석은 유사성(similarity)과 조밀성(compactness)의 식별기준 중 어느 것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인구의 구성, 평균연령, 소득수준, 산업분포 등 입주민에 대한 데이터와 공간정보체계 활용 현황에 대한 자료를 융합해 도시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정책 방향이 설정되고, 제주지역에 적합한 활용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호진 제주대학교 부동산관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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