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성의 한라시론] 학교폭력에 대한 학부모의 교육 철학과 태도

[김용성의 한라시론] 학교폭력에 대한 학부모의 교육 철학과 태도
  • 입력 : 2023. 06.01(목)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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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2022년 교육부가 조사한 학교폭력 통계에 따르면 언어폭력 41.8%, 신체폭력 14.6%, 집단따돌림 13.3%이며 최근엔 성폭력 사이버폭력도 심각해져 이에 대한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다. '학교폭력은 우리 아이와는 무관하다'라는 생각을 학부모가 하는 경향이 있다. 맞은 적도 때린 적도 없다고 해도 직접적이든 은연중이든 학급 분위기와 친구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에, 학교폭력 문제는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게 맞다.

폭력 지수 1~10단계에서 1단계는 '드러내지 않고 은근하게 따돌림', 2단계는 '나쁜 표정을 짓거나 나쁜 눈빛으로 바라봄', 3단계는 '나쁜 별명을 붙이고 놀림', 4단계는 '나쁜 소문을 내거나 모욕을 줌'이다.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은 3, 4단계 정도에 해당한다. 1, 2단계는 '언어' 이전에 아이의 '생각'과 '태도'와 관련돼 있다. '나쁜 표정' '나쁜 눈빛' 즉 '나쁜 생각과 태도'가 반복 일상화되면, 폭력 지수가 은연중에 높아질 수 있다.

학교폭력은 '폭력의 씨앗' 단계부터 인성교육 차원에서 접근하고 근본적인 해법을 실천하도록 해야 효과가 크다. 자녀의 평소 말버릇과 태도가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친구와 사소한 갈등 사태에서 무조건 자녀를 옹호하는 게 궁극적으로 자녀의 성장에 이로운지 부모는 냉정하게 고민해야 한다.

"쟤가 더 문제 있네" "내버려 둬.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 무심코 반복해서 드러내는 부모의 생각이 아이 생각을 더 편향되게 하거나 협소하게 할 수 있다. 문제는 '공부는 잘하는데 인성은 별로인 아이'가 점차 많아지고, 자녀가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 분간하지 못해 '폭력의 경계선'에 불안정하게 놓이다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해자가 보복을 정당화하는 사례도 있다. 피해자가 '원인 제공'을 해서 부득이하게 폭력을 쓸 수밖에 없었다는 '자기 정당화' 논리를 부모가 아이를 앞세워 가며 버젓이 펴기도 한다. 학교폭력 사안은 근본적으로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다. 부모는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안을 통해 잘못한 부분을 바르게 알고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학교 다닐 때 폭력적이었던 학생이 30세 이전에 범죄를 저지르는 비율이 4명 중 1명꼴이라는 통계도 있다.

학창 시절 집단성폭행 가해자가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최근 면직된 사례가 있다. 학창 시절 '폭력' 문제가 미래에까지 족쇄로 작용하게 된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부모는 뭘 했냐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데, 폭력 지수가 낮은 단계에서부터 부모의 교육적 관심과 지도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악한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부모 먼저 '폭력 예방'에 대한 교육 철학과 태도를 지녀야 한다. 결국, 부모가 자녀에게 '말 한마디'를 어떻게 하고, '바르고 일관되게' 꾸준히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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