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2019년 준공됐지만 전시 콘텐츠 부실 및 공간 활용 미흡 등이 지적되면서 개관이 연기됐던 제주특별자치도 돌문화공원 내 설문대할망전시관 전시 기획·공간활용 보강 계획의 윤곽이 잡혔다.
조만간 전시기획가 등 전문가를 중심으로 개관시까지 운영될 한시적 사무국을 꾸리고 7월부터 본격적인 보강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 추가 예산을 원활히 확보해 내년 하반기 개관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는 8일 설문대할망전시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마무리된 설문대할망전시관 전시 기획·공간 활성화 용역 최종보고서 공개 및 향후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용역 결과 보강 계획의 핵심은 앞서 59억원이 투입된 기존 패널 위주 전시에서 실감 영상 등 시청각 중심, 전시관별 색채 부여, 동선별 휴게 및 체험공간과 전시갤러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현재 돌하르방 등 석상이 설치된 '신화의 통로'는 영상 및 미디어아트 연출을 가미하고, 기존 박물관·전시관과의 콘텐츠 중첩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민속관과 역사관은 돌유적·문화를 중심으로 연계하고 체험중심 공간 등으로 꾸려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신화관'은 설문대할망신화와 당신화, 제주무속 및 예술협업으로 구성된다.
용역팀은 기존 '화산송이'의 붉은 계열의 색채를 '화산송이' '화산암' '산수국'의 색을 토대로 한 주제관별 색채 계획도 제안했다.
돌문화공원관리소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돌문화공원이 가진 공간을 극대화해 공원과 전시공간을 연결, 제주문화의 정체성이 드러나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야외공간과 진입로, 전시관이 연결되는 테마로 구성해 보고 체험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전시관에 도내외 문화예술인들의 창작물을 전시하고 사무국을 전시기획자 등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 운영하며 제주문화예술계가 참여하고 협업하는 문화예술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보강 사업엔 내년까지 90억원(올해 25억원, 내년 6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돌문화공원관리소 장철원 소장은 "시설 규모에 비해 90억원 예산이 결코 많은 게 아니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라며 공간을 100% 채우는 것보다 이동 동선을 단순화하고 여유공간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추진 방향을 밝혔다.
그리고 기존 전시패널 등 전시물은 검증 작업을 하고 최대한 재활용에 중심을 둘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제주의 민속, 역사, 신화를 테마로 하는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총 사업비 819억원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2만4585㎡ 규모로 지어졌다. 국내 국·공립전시관 중 단일 전시관으로는 세 번째 규모다.
준공 이후 관람동선 부재, 백화점식 콘텐츠 나열, 체험요소 부재, 전시관 정체성 모호 및 차별화 부족, 패널 위주의 전시 연출 등의 지적을 받으며 개관을 연기하고 보강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설문대할망전시관 전시기획.공간활용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