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림의 현장시선] 제주국제대를 제주도립전문대학원으로 만들자

[고영림의 현장시선] 제주국제대를 제주도립전문대학원으로 만들자
  • 입력 : 2023. 06.09(금) 00:00
  • 송문혁 기자 hasm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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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에는 4년제 대학이 2개교, 2년제 전문대학이 2개교가 있다. 4년제 대학 중 하나인 제주국제대는 사립대로 제주실업학교로 설립된 후 제주실업전문대, 제주산업정보대를 거쳐 탐라대와 통폐합 후 제주국제대로 성장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안타까울 뿐이다. 입학생들은 줄어들고 학교의 재정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학교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제주국제대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봤다.

제주의 대학교에는 지역 특성에 맞는 학부 전공들이 설치돼 있으나 이 전공들과 연계해 전문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대학원들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 청년들이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원하는 대학원을 찾아서 육지로 떠나거나 진학을 포기하기도 한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면서도 제주에 반드시 필요한 제주특화형 전문대학원들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첫째, 제주학(濟州學)대학원을 만들자. 유무형의 제주 자산들, 인문환경에서 전승된 유산들을 연구하는 인력을 키우는 것이다. 제주방언, 제주 일노래, 돌 문화, 무속, 신화 등을 학문적으로 탐구할 뿐만 아니라 제주인의 삶과 정체성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자. 둘째, 국제대학원이 필요하다. 세계 속에서의 제주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기르면서 세계의 여러 지역에 대한 연구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제주의 국제화를 견인할 수 있는 청년들을 길러내자. 세계를 향한 열린 섬으로 제주를 빛나게 할 수 있는 인력이 될 것이다. 셋째, 영상대학원에서 영화를 비롯한 영상전문가와 공연예술가를 배출한다. 시나리오, 기획, 연출 전문가들이 제주를 영상으로 아름답게 담아낸다면 제주 관광과 연계한 홍보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영상컨텐츠를 넘어서 버츄얼 프로덕션(가상현실, 메타버스 등)에도 맞출 수 있는 21세기형 배우 양성도 필요하다. 게다가 제주도 내 여러 영화제의 전문 인력이 되면 일자리 창출 효과도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제주학대학원과 영상대학원을 연계한 작업도 한다. 영상대학원 내에 제주문화컨텐츠 과정을 두어 제주방언으로 제주를 주제로 영화를 만들고 국제영화제에도 출품하게 한다. 제주학대학원과 국제대학원을 연계해서 제주의 국제적 가치를 알리고 제고할 수 있는 기획자를 키운다. 제주를 국제회의산업의 메카로, 국제적 축제의 중심으로 만들어 보자. 그들은 전문 분야의 학자가 될 수도 있고 관련 분야에 취업 또는 창업을 할 수도 있고 제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기획자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실력 있는 청년들이 제주를 떠나지 않고 지역을 살릴 수 있는 핵심 인력이 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지방정부 즉 제주도가 나서서 제주도립전문대학원을 설립해야 할 때다. <고영림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장·언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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