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새긴 4·3의 기억과 마주한다... '4·3영화제' 첫선

영상으로 새긴 4·3의 기억과 마주한다... '4·3영화제' 첫선
제주4·3평화재단, 올해 4·3 75주년 기념으로 기획
이달 30일부터 11월까지 총 19편 상영... 9월엔 서울서도
"지속가능한 행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를"
  • 입력 : 2023. 06.20(화) 13:24  수정 : 2023. 06. 21(수) 12:24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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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영상으로 새긴 4·3의 기억을 마주하는 시간이 열린다.

제주4·3평화재단이 올해 4·3 75주년을 기념해 4·3진상규명과 기억투쟁에 앞장선 영화와 영상을 제대로 조명하고자 JDC의 지원을 받아 기획한 '2023 4·3영화제'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4·3영화제'에선 '기억의 기록' '평화와 인권' '연대와 미래' 세 가지 주제로 이달 30일부터 11월 25일까지 6개월간(매월 마지막주 금·토) 총 19편의 작품이 선보여진다. 4·3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비롯 국가폭력을 고발하고 저항과 평화 정신을 담은 국내·외 작품도 엄선했다.

20일 제주도의회 도민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에서 이정원 4·3영화제 집행위원장(한라대 교수)은 "첫회이기도 하고, 4·3영화에 대한 낯섦이 있으니 도민들이 4·3영화를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체제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매달 정기상영회 형식으로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막식 이후 매달 입소문이 나고 도민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면 가면 갈수록 참여가 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고,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30일 개막하는 4·3영화제의 개막작은 김동만 감독의 '유언'과 '잠들 수 없는 함성4·3항쟁'이다. 상영관은 제주CGV다.

매월 세 네 편이 선보여질 예정이며, 8월에는 롯데시네마 서귀포점에서도, 9월엔 인디스페이스(서울)에서도 진행된다.

올해 첫선을 보이지만 내년에도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일단 예산 확보가 과제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4·3영화제의 성공 여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자간담에서 4·3평화재단 장윤식 팀장은 "준비하다보니 지속성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지만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내년 예산이)지금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이어 "나름대로 자체적으로 예산 확보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지속성 갖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많은 도민이 함께 해 영화제가 지속가능한 행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기억의 기록’ 세션에서는 '잠들 수 없는 함성 4·3항쟁'(1995, 감독 김동만), '유언'(1999, 김동만),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켄 로치)이 상영된다.

서북청년회와 경찰의 억압에 맞선 항쟁으로서의 4·3과 영국의 폭압에 저항한 1920년 아일랜드를 비교해볼 수 있다. 4·3 영상 작품을 다수 남긴 김동만 감독(현 제주한라대 방송영상학과 교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마련한다.

여기에 1965년 인도네시아 대학살을 그린 다큐멘터리 '액트 오브 킬링'(2014, 조슈아 오펜하이머), 4·3 단편영화 '땅은 늙을 줄 모른다'(2022, 김지혜)와 '메이·제주·데이'(2022, 강희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진실을 밝히는 '김군'(2019, 강상우)도 만날 수 있다.

‘평화와 인권’ 세션에서는 '디어 평양'(2006), '굿바이, 평양'(2011), '수프와 이데올로기'(2022)가 상영된다. 세 작품 모두 2세대 재일교포 양영희 감독의 작품으로 제주, 일본, 북한을 오가는 양영희 감독의 ‘디아스포라’ 가족사를 16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영상 세 편에 담았다. ‘양영희 3부작’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또 4·3을 각각 노래, 토지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한 TV 다큐멘터리도 상영된다. '산, 들, 바다의 노래'(2014, 권혁태)와 제1회 4‧3언론상 대상을 수상한 '땅의 기억'(2021, 김용민·김용원·문수희)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을 웃음과 감동으로 비추는 '인생은 아름다워'(1999, 로베르토 베니니)도 묶어서 소개된다.

‘연대와 미래’ 세션에선 '비념'(2013, 임흥순), '다음 인생'(2015, 임흥순), '‘곤도 하지메’의 증언'(2023, 이케다 에리코), '레드헌트2'(1999, 조성봉),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2013, 오멸), '쉰들러리스트'(1994,스티븐 스필버그)가 상영된다. 임흥순, 조성봉 감독과 각각 이야기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관람료는 전체 무료며, 사전 예약한 참석자를 위해 현장에서 특별한 굿즈(기념품) 등이 제공된다. 일정과 변동 사항은 재단 누리집과 SNS을 통해 수시 공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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