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주愛 빠지다] (5)플로리스트 송지혜씨

[2023 제주愛 빠지다] (5)플로리스트 송지혜씨
"사계절 변화 뚜렷한 제주서 살고 싶었어요"
  • 입력 : 2023. 06.30(금) 00:00  수정 : 2023. 07. 12(수) 11:07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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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천읍 소재 플로리스트 양성학원인 '풀왓'에서 부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송지혜씨는 지난해 여름 제주로 이주했다. 그녀는 지역별로 저마다 특색을 가진 제주 바다의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전하며 제주 정착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색있는 풍경 곳곳… 작품 사진 찍을 때 만족
"제주형 시책 한데 묶은 책자 있으면 도움될 듯"


[한라일보] 서울에서 나고 자란 송지혜(37)씨는 지난해 여름 삶의 터전을 제주로 옮겼다. 송씨가 '홀몸'으로 친인척 하나 없는 제주에서 살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고해서 가족들이 '제주에 가지 말라'며 그를 뜯어 말린 것은 아니었다. 제주 정착을 위해 그동안 준비했던 일과 하고자 하는 일을 전해 들은 가족들은 순순히 걱정을 풀었다.

송씨는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플로리스트 양성학원인 '풀왓'에서 부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울에서 2년간 꽃집을 경영하며 '원데이 클래스'(하루 동안 한시적으로 개설되는 수업)로 수강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던 송씨는 이제 학원에 소속한 전업 강사로 일하며 제2의 인생을 산다.

그는 어렴풋이 마흔 무렵에는 서울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살겠다고 다짐하며 평소 이주를 꿈꿔왔다고 했다. 그리고 2022년 돌연 꽃집 매장의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것으로 그 꿈을 실행하기로 결심했다. 때마침 지금 일하는 곳에서 채용 공고가 떴고, 송씨는 고민할 겨를없이 지원했다.

송씨는 "이주민들이 제주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유 중 하나가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경제적인 어려움에 부닥쳤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이주 준비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직장을 구하는 것에 최우선 목표를 뒀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과거 제주에 종종 여행을 왔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게 구분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바다도 매우 좋아하는데 지역별로 저마다 특색이 제각각인 제주 바다의 모습도 매우 매력적이었다"고 제주 정착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몸담은 학원은 제주에서 유일하게 교육청 인가를 받은 플로리스트 양성 학원으로, 입사 당시에는 설립 절차를 밟는 중이어서 수강생이 없었지만 지금은 1년도 안돼 그가 가르치는 반에 소속한 수강생 수만 5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는 수강생이 늘고 있는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제주에서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아 뿌듯하다고 했다.

송씨는 "수강생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면 매번 사진으로 찍어 남겨놓는데, 제주는 곳곳에 꽃과 어울리는 풍경이 있어 사진이 매우 아름답게 나온다"며 "사진이 잘 나오다보니 저도, 수강생들도 매우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제주 원주민들과 어울리는 것에 적극적인 편이다. 그는 와인, 승마 모임에 각각 가입해 활동한다. 송씨는 "제주도민들이 배타적이라고 하는 시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임에서 만나보니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도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것으로 모임만큼 좋은 것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 송씨는 "만약 모임에 가입한다면 단순히 어울리는데 그치지 않고 서로 공통된 취미를 공유하는 등 목적이 분명한 모임을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송씨는 이주민들에게 필요한 시책에 대해서도 한마디를 남겼다. 그는 "제주에는 차고지증명제라든가, 제주형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등 제주에서만 시행되는 제도들이 있는데 이주들민 입장에서 이런 제도들이 생소하고 또 정보를 어디에서 얻는지도 잘 모른다"며 "제주에서만 시행되는 제도를 한데 묶은 책자 같은 것이 있으면 이주민들이 제주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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