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5)제주4·3 유적지 탐방

[2023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5)제주4·3 유적지 탐방
역사에서 배우고 문학에서 느낀 점을 어우르는 시간
  • 입력 : 2023. 07.06(목) 00:00  수정 : 2023. 07. 26(수) 12:25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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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븐숭이에서 사람들이 4·3의 고통 이겨내는 과정 보고
무명천 할머니의 아픔 공감하며 할머니의 길 따라 걷기




[한라일보] 문학의 힘은 때론 너무 강해서 정신이 혼미해질 때가 있다. 현기영 선생님의 '순이삼촌'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옴팡진 밭과 그날의 죽음, 고구마 풍작이 나오는 대목에서는 시야가 흐려지면서 가슴이 묵직해서 멈춰야 했다. 제주의 4·3이 그렇다. 청소년들과 '순이삼촌'을 읽고 소설의 아픔과 사건의 과정을 느껴볼 필요성을 확인했다. 소설 속 현장을 다녀오기로 계획하고 북촌리 너븐숭이 4·3기념관과 무명천 할머니 삶터를 탐방했다.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 있는 너븐숭이 4·3기념관은 4·3피해 현장을 대표하는 위령성지이다. 북촌마을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역사의 아픔과 마을의 피해, 그리고 사람들이 고통을 이겨가는 과정을 너븐숭이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기념관 주변에는 순이삼촌 문학비, 애기무덤, 위령비, 방사탑과 2016년에 개장한 북촌마을 4·3길이 정비되어 있다. 마을길을 걷다보면 역사의 아픔을 이겨내고 당당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그날의 시간과 마주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림읍 월령리에 있는 무명천 할머니 삶터는 세계정세나 국가 또는 이념이나 사상이 무엇인지 모르는 양민들이 4·3의 비극으로 인해 파괴된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는 곳이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을 곳곳을 걸으면서 할머니의 생전 모습과 동네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여행과는 또 다른 배움의 시간이었다. 집안에 들어서면 할머니의 생전 흔적들이 살림살이 여기저기에서 보이고 할머니의 살아 생전 모습이 눈에 어른거리는 느낌은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아픔일 것이다.

제주도 어느 마을에 들어서든 4·3피해 현장이 아닌 곳이 없을 정도이다. 마을 사람 누구를 만나도 4·3피해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4·3은 제주인의 역사와 정서를 아우르는 정체성에 커다란 역할을 한 사건이다.

75년 전 사람들이 무서움과 두려움에서 죽음을 담아냈던 삶터에는 지금을 살아가는 후손으로 배워야 할 그 자체가 있다. 청소년들이 눈에 담은 제주의 4·3현장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과정에서 받아들여야하는 사명 같은 것이다. <오정심/제주NIE학회>



수업계획하기


▶수업 대상 : 중학생

▶수업 주제 : 제주 4·3 피해 유적지 탐방하기

▶수업성취기준

1. 탐방하기 전 사전조사와 탐방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

2. 탐방지에서 중요한 정보를 사진이나 녹음으로 수집하고 취재한다.

3. 탐방 후 취재한 자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수업 내용

1. 탐방 전 활동 : 4·3 피해 유적지에 대한 사전 조사와 교통편을 알아보기

2. 탐방하기

① 너븐숭이 4·3기념관 : 기념관 관람하고 영상보기, 기념관 주변 마을길을 걷고 순이 삼촌비와 북촌초등학교 둘러보기

② 진아영 할머니 삶터 탐방하기 : 할머니의 흔적이 담긴 마당과 집안에서 할머니를 위한 묵념과 방명록에 할머니를 기리는 글쓰기

3. 탐방 후 활동하기

① 도입 : 탐방과정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이야기나누기

② 전개 : 탐방과정 정리하기

-학살이 벌어졌던 밭과 학교, 마을을 둘러본 소감과 기념관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나누기

-순이삼촌과 너븐숭이 4·3기념관에서 취재한 자료를 연결하며 정리하기

-'진아영 할머니'의 삶을 생각해보고, 탐방하면서 찍은 사진이나 생각나누기

-할머니를 기리는 편지나 시 생각하기

③ 활동 : '북촌의 아픔', '4·3 흔적을 그리다', '4·3 거울속으로 인권을 보다', '무명천속에 숨겨진 진아영 할머니', '무명천 할머니의 고통스러운 마음에 공감하며' 라는 제목으로 탐방후기 작성하기



▶ 정리 : 순이삼촌 속에 나오는 공포의 장소, 삶과 죽음을 가르는 장소로 나오는 북촌 초등학교에서 청소년들과 푸르고 시린 하늘을 보았다. 탐방은 역사에서 배우고 문학에서 느낀 것을 한데 어우르는 좋은 시간이었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상념들을 묶어서 정립하는 기회이고 더 나아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무명천 할머니가 사셨던 집에 가서 '동백꽃 향기 가득 품고 갑니다'라는 제목으로 방명록에 다양한 글을 남겼다. 국가폭력에 의해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희생자의 아픔이 청소년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 것이다. 4·3 피해 현장은 과거의 시간과 미래의 시간을 체득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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