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2)신화역사로∼남송이오름∼서광마로길∼동산∼저지곶자왈∼임도∼문도지오름∼제주올레길14-1코스∼비밀의정원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2)신화역사로∼남송이오름∼서광마로길∼동산∼저지곶자왈∼임도∼문도지오름∼제주올레길14-1코스∼비밀의정원
오름 위 전망대 올라서면 한라산과 너른 바다가 한눈에
  • 입력 : 2023. 07.07(금)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달 17일 실시한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2차 행사에 함께한 참가자들이 남송이오름과 서광마로길에 이어 저지곶자왈을 나온 후 문도지오름을 향해 걷고 있다. 양영태 작가

푸르름 간직한 곶자왈 신비 만끽
오름 능선서 풀뜯는 말들 정겨워
탐방길서 다양한 들꽃들과 인사




[한라일보] 말이 보이지 않는 마로길을 걷는다. 앞서가는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흙먼지가 폴폴 솟아오른다. 대지가 말라가고 있다. 요란하게 내리던 비가 그친지 얼마인데 들풀들의 모습은 벌써 풀이 죽어 있다. 공기 중에 습도가 높고 온도가 오르면 체감온도가 올라간다. 그래서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내려진다. 다행히 먼지는 좀 나긴 해도 습도가 높지 않아 바람 부는 그늘로 들어서면 시원하다.

지난 6월 17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2차 행사는 신화역사로 변에 있는 남송이오름에서 시작했다. 남송이오름을 내리면 도너리오름과의 사이에 넓은 목장 지대가 있고 그 가운데를 서광마로길이 지나간다. 마로길을 한 바퀴 돌면 저지곶자왈로 들어서고, 곶자왈을 가로지르면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따라가면 문도지오름을 오를 수 있다. 문도지오름은 올레길이 지나는 오름이다. 오름을 내려 제주올레 14-1코스를 따라 저지곶자왈 속을 누비다 올레길을 벗어나면 비밀의정원으로 나갈 수 있다. 오름 위 전망대에서 탁 트인 풍광을 마주하고 언제나 푸르름을 간직하는 곶자왈의 신비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투어다.

탱자나무

구슬붕이

비자나무

멍석딸기

남송이오름은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에 있는 139m 높이의 오름이다. 서쪽으로 낮게 침식된 말굽형 화구가 있고, 북쪽에 자그마한 원형의 분화구와 줄지어 이웃한 작은 원형 화구가 복합적으로 만들어진 화산체이다. 오름 모양이 얼굴을 내민 남생이 같은 모습이라 붙여진 이름으로 보인다. 서쪽에서 시작되는 탐방로를 들어서면 바로 경사진 능선이 시작된다. 야자 매트가 깔린 탐방로는 바람이 채 닿지 않아, 소나무 가지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따가운 햇살에 금방 숨이 찬다. 옅은 구름이 덮고 있는 한라산과 그 자락의 오름들, 산방산 너머 가파도와 너른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위에서 풍광을 둘러본다. 오름 정상에 핀 들꽃들과 인사를 하고 오름을 내린다. 구불구불 놓인 나무 계단을 따라 내리는 길옆 수풀 속에는 파란 산수국꽃이 부끄러워 숨어 있다.

아왜나무

아왜나무

복숭아나무

미나리아재비

여름(實)과 녀름(夏)은 한 뿌리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흘린 땀에 대한 결실인 열매가 열린다는 것은 안을 열어 보이는 것이고 그것은 문을 활짝 열어야 하는 개방의 계절인 여름과도 같은 뜻의 말이다. 들판은 강렬한 햇볕을 받아 왕성한 생명력의 열매를 품고 있다. 날카로운 가시를 자랑하는 탱자나무와 꾸지뽕나무를 비롯해 복분자딸기와 복숭아나무의 열매도 탐스럽다. 비자나무 열매가 익어가는 길옆 그늘에서 잠시 땀을 식히려니 암소 한 마리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지나간다. 영역을 뺏겼다는 기분 나쁜 눈초리였을 것이다. 봉곳하게 솟아있는 알오름 위에서 바라보는 풍광도 다채롭다. 잔디 밑에 수줍게 피어있는 구슬붕이와 하얗게 피어있는 삥이를 뒤로하고 저지곶자왈을 향해 발을 옮긴다.

곶자왈이란 제주도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을 이루는 곳이다. 도너리오름에서 흘러나온 용암류는 대정읍 영락리 쪽으로 흐르면서 저지곶자왈을 만들어냈다. 곶자왈에 이르니 뒤따르던 바람도 머뭇거린다. 울창한 숲의 위용에 바람도 뒤돌아 가는 곶자왈로 들어선다. 바람이 없어도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곶자왈은 기후와 환경조건으로 가는쇠고사리 등 고사리 종류가 많이 자란다. 특히 저지곶자왈은 제주백서향, 빌레나무, 개가시나무 등 제주의 서쪽 곶자왈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식물들이 있다. 나라에서 연구시험림으로 지정해 연구하고 있고, 연구를 위한 임도가 잘 만들어진 곳이다. 울창한 숲 사이로 난 임도를 따라가면 문도지오름을 오를 수 있다.

문도지오름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있는 높이 55m의 오름이다. 이름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다. 높이가 낮은 오름이지만 요즘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넓은 잔디와 완만한 능선, 말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다가도 사람이 다가가면 알은 체 한다. 특히 여름철의 일몰 풍광은 많은 관광객을 유혹한다. 문도지오름은 제주올레길 14-1코스와 겹친다. 오름을 내려 올레길을 따라가면 다시 저지곶자왈 속으로 들어서게 된다. <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52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