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제주 찜통더위… 가축도 힘겨운 여름나기

연일 이어지는 제주 찜통더위… 가축도 힘겨운 여름나기
연일 폭염에 가축농가 비상… 돼지·닭 3110마리 폐사
농가 "고온 스트레스로 식욕·성장 부진 피해 발생 우려"
고수온 주의보에 넙치 6800여마리 폐사 양식장 피해도
  • 입력 : 2023. 08.07(월) 17:03  수정 : 2023. 08. 08(화) 19:53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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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림읍의 한 양계농장.

[한라일보] "땀 배출이 잘되지 않는 닭은 폭염에 특히 취약해요. 날씨가 더워지니 닭들이 잘 먹지 않아 걱정이 큽니다."

제주시 한림읍에서 산란계(달걀을 낳는 닭)를 4만여마리를 키우는 한춘규 대한양계협회 제주도지회장이 계속되는 폭염에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닭이 자라기 알맞은 온도는 16~24℃ 정도지만, 연일 30℃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계사 내 온도가 적정 온도보다 많게는 10℃ 가까이 올라 피해가 발생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무더위로 닭들이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료를 잘 먹지 않아 알도 잘 낳지 않고 알도 작아지고, 심하면 폐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계사 내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작년에는 환풍기 10개를 가동했다면 올해는 5개를 더 돌려 관리를 하고 있는 만큼 올해 더위가 유독 심한 것 같고, 피해가 더 심한 상황"이라며 "양계농가 뿐만 아니라 양돈 등 다른 축산농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무더운 날씨에 제주도내 축산농가들도 비상이다. 닭, 돼지 등 가축을 키우기 위한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방과 환기시설을 종일 가동하면서 농가들마다 힘을 쏟고 있지만 집단 폐사 등 피해가 나오고 있어서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날까지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 신고가 접수된 도내 축산농가는 모두 20곳이며, 가축 3110마리가 폐사했다. 이 중 양돈농가 19곳에서 돼지 610마리가 폐사했고, 양계농가 1곳에서 닭 2500마리가 폐사했다. 이는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한 축산농가만 집계된 것이다.

가축을 키우기에 적합한 온도를 보면 한우·육우 10~20℃, 젖소 5~20℃, 돼지 15~25℃, 닭 16~24℃로, 30℃가 넘는 날씨를 버티기가 쉽지 않으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 가축들의 사료 섭취량이 떨어져 품질 저하 뿐만 아니라 폐사 위험도 커진다.

제주 바다에는 폭염으로 수온이 28℃에 이르는 고수온 주의보까지 내려져 양식장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고수온 예비주의보가 내려진 지난달 21일부터 고수온 주의보가 발효중인 이달 6일까지 도내 양식장 4곳에서 넙치 등 어류 6800여마리가 폐사했다는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제주도는 접수된 피해내용이 고수온 영향인지 확인하기 위해 합동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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