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금융권서 환전한 지폐 위조 의혹… 경찰 수사

제주 금융권서 환전한 지폐 위조 의혹… 경찰 수사
도내 모 은행서 위폐 의심 신고, 경찰 위폐 여부 감식 의뢰
해당은행 환전 고객 "영국 현지서 위폐 판정 받아" 주장
  • 입력 : 2023. 08.08(화) 17:54  수정 : 2023. 08. 23(수) 10:51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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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운드화. 연합뉴스

[한라일보] 제주지역 한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환전한 외국 화폐가 위조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달 28일 도내 모 금융기관으로부터 "위조 의심 지폐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위조된 것으로 의심되는 지폐는 20파운드짜리 영국 화폐 한 장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3만3498원(8일 환율 기준) 정도다.

위조 의심 지폐를 발견한 금융기관은 우리나라에서 제1금융권으로 분류되는 은행이다. 이 은행은 최근 영국에서 입국한 한 고객이 은행에 찾아와 "과거 당사에서 환전 받은 화폐 중에 위조 지폐가 섞여 있었다"며 해당 지폐를 제출하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객은 영국 여행 때 현지에서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21년 9월 해당 은행에서 우리나라 돈을 영국 화폐로 환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고객은 2022년 10월 영국 여행 도중 현지 은행을 찾아 당시 환전 받은 돈 일부를 계좌에 입금하려 했지만, 이 중 20파운드 지폐 한 장이 위조 지폐로 판정돼 입금을 거절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제1금융권 은행이 위조 지폐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하고 고객에게 제공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경찰은 위조 의심 지폐를 신고한 은행의 이름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은행 측으로부터 위조 의심 지폐를 넘겨 받아 모 금융기관 위변조 대응센터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감식 결과를 토대로 위조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이 지폐가 해당 은행이 환전한 것이 맞는지 등 정확한 유통 경로를 조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련번호와 함께 발행 기관, 지급일시 등이 기재돼 추적이 비교적 용이한 수표와 달리 지폐에는 이런 것이 적혀 있지 않아 정확한 출처를 밝히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고객은 영국 현지 은행에서 위조로 판명된 지폐가 해당 은행에서 환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표와 달리 지폐의 경우 정확한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힘들다보니 이 주장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려면 좀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형법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외국 화폐를 누군가 사용할 목적으로 위조 또는 변조할 경우 1년 이상 징역에, 외국에서 통용하는 외국 화폐를 위조 또는 변조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각각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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