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신호대기 중 옆 차를 보고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운전자가 아기를 안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아기를 '에어백' 대용으로 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고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고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끼어들거나 보행자가 도로로 뛰어들었을 경우 급정거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기에게 이어진다.
카시트의 보호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자동차 충돌시험 결과, 카시트 착용 시 사망 가능성이 18%인데 반해 카시트 미착용 시 99%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도로에서 뒷좌석 탑승자가 안전벨트나 유아용 카시트를 착용하도록 의무화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부모들이 카시트 미착용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심지어 단속 현장에서도 적발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 같다. 교통외근 근무자로 음주운전 단속 시 아기를 안고 운전을 하거나 보조석에 탑승하는 경우를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었다.
어제 옆 차량의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와 엄마 품에 포근히 안겨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는 그 순간이 행복했을지 모르겠지만 얼마 못 가 그 행복을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신의 아이를 진정 사랑한다면 조금 더 현명한 부모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김명성 제주동부경찰서 경비교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