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인의 한라시론] 개교 10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문영인의 한라시론] 개교 10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 입력 : 2023. 08.17(목)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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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서울 시내를 돌아보고 난 후 바닷물과 돌밖에 없는 이 나라가 어떻게 해서 짧은 기간 동안에 이렇게 발전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한국전쟁으로 나라의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한 것은 불과 70년 전의 일임은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쟁 후 쓰러진 나라를 일으킨 것은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한 정부이지만 여기에 참여해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으며 앞장선 분들은 100년 전부터 학교 교육을 받은 세대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며, 따라서 나라를 일으켜 세운 것은 교육의 힘이라 할 수 있다. 도내에는 1907년 처음으로 제주목에 북초등학교가 세워지면서 학교 교육이 시작됐다. 올해에는 구엄, 김녕, 동남, 애월, 한림초등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게 됐고 현재 도내 120개 초등학교 중 10개교, 46개 중학교 중 2개교, 30개 고등학교 중 2개교가 1세기 동안 제주도민의 교육에 힘써왔다. 그동안 학교는 지역사회의 중심이었다.

경제 발전으로 도시로 인구가 이동되면서 전국의 공립학교 중 폐교된 학교는 올해 초 현재 3922개교이며, 제주는 1983년부터 2010년까지 35개교로 대부분 초등학교였으나 다른 지방에서는 중·고등학교도 폐교된 경우가 있다. 폐교의 원인은 학생 수의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학부모님들의 자녀 교육열이 너무 높았고 특히 농어촌지역의 소득수준이 도시지역보다 낮아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주하면서부터였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시작된 폐교는 요즘 대두되는 지역소멸을 부추기는 계기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2022년 국감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 동안 폐교된 학교를 지역별로 보면 89%가 비수도권에 있는 학교였고, 신설되는 학교는 54%가 수도권이었다고 했다.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총동창회에서는 100주년 축하 행사를 지역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하고 있다. 상징물을 제작·건립하며, 역사자료를 모아 기록하고 보존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축하행사와 더불어 앞으로의 100년을 만들어 나갈 후배들과 공감할 수 있는 관심사항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 같고, 학교 운영을 지원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이 있다. 앞으로 교육당국의 교육개혁에도 관심을 가지고, 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으로 "폐교"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기를 소망한다.

1972년 만들어진 문화영화 '두메산골 부부교사 이야기'는 활동수기 공모에서 입상한 최 선생님의 이야기로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쓸 수 있도록 자비로 땅을 사고 밤나무 2000그루를 심어 그 수익으로 어린 학생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학교도 1982년 폐교됐지만 다음 세대들의 배움에 도움을 주고자 한 노력은 현재도 본받을 만한 사례로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문영인 한림초등학교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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