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의 한라시론] 아름답고 건강한 바다를 위해 해양환경 전담부서 신설해야

[이영웅의 한라시론] 아름답고 건강한 바다를 위해 해양환경 전담부서 신설해야
  • 입력 : 2023. 08.31(목)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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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화산섬 제주 바다는 육지와 다른 또 하나의 세상이다. 바다 수온의 변화에 따라 바닷속 계절이 바뀌고, 그 변화에 따라 해조류와 어패류 등 다양한 해양생태계가 나타난다.

특히, 제주 바다는 해양생물다양성이 매우 뛰어난 지역으로 평가된다.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해양생태계 기본조사에서 제주해역의 해양생물은 총 2188종으로 단위 해역당 매우 높은 수준의 해양생물이 출현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생산성, 건강성, 해양보호생물, 해양보호구역 등 해양생태계의 생태적 가치를 등급으로 종합 평가해 작성하는 해양생태도에서도 제주해역은 모두 1등급으로 고시됐다.

이처럼 해양생태계의 가치가 뛰어난 제주 바다지만 제주 해양환경이 온전히 유지되는 것만은 아니다. 해마다 해역의 이용 및 개발행위가 늘어나면서 해양생태계의 가치 하락이 우려된다. 갯녹음의 확산과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 바다의 아열대화 또한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정책과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해양생태계의 훼손을 막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해양보호구역 확대 정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021년 제주도 해양공간관리계획 수립 과정에서 해양공간에 대한 지역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해양생태계의 보전 필요성에 많은 도민이 공감하고 있었다. 제주 바다에서 우선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주민, 전문가그룹 모두 '해양생태계 훼손 방지'라는 의견이 가장 높았다. 또한 향후 희망하는 제주 바다의 발전 방향으로 '아름답고 건강한 바다'라는 응답이 압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양생태계의 보전과 제주 바다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정책과제뿐만 아니라 제주도민이 바라는 아름답고 건강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전담하는 행정조직이 있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더군다나 한반도에서 가장 큰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과 특별자치도라는 광역자치단체의 위상으로서도 해양환경을 관장하는 조직은 활성화돼야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주도에는 해양환경을 전담하는 조직이 없다. 굳이 찾는다면 제주도청 해양수산국 내 해양산업과의 해양관리팀 안에 앞서 언급한 활동을 업무로 하는 담당자 한 명이 있을 뿐이다. 제주도 해양환경 보전 필요성과 그 중요성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조직체계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인천광역시는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해양환경 분야를 담당하는 전담부서인 해양환경과를 신설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당연한 사례가 우리 도민에게는 부러운 일이 되고 말았다.

최근 제주도는 해양보호구역 확대 지정, 남방큰돌고래 생태 법인화 등 해양환경에 관한 남다른 관심과 의지를 보인다. 이외에도 해양생태계 보전, 해양쓰레기 관리 등 여러 해양환경정책의 안정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과 단위의 전담부서 신설은 꼭 필요하다. 따라서 해양생태계의 가치를 높이고, 아름답고 건강한 제주 바다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제주도 해양환경 전담부서의 조속한 신설을 기대한다.<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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