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장난감" 제주 위조 지폐 의심 사건 황당 결말

"이것은 장난감" 제주 위조 지폐 의심 사건 황당 결말
도내 모 은행서 위조 의심 화폐 발견 신고 경찰 감식 의뢰
해당은행 환전 고객 "영국 현지서 위폐 판정 받아" 주장
화폐 하단에 영문으로 'this is a toy' 적혀 장난감 판정
  • 입력 : 2023. 09.07(목) 12:15  수정 : 2023. 09. 10(일) 06:38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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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 제주지역 한 금융기관이 경찰에 신고한 위조 의심 지폐는 범죄 혐의점이 없는 영화 소품용 장난감 지폐, 가짜 화폐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제1금융권으로 분류되는 도내 모 금융기관이 "위조 의심 지폐 발견했다"고 신고한 사건에 대해 범죄 혐의점이 없어 수사를 종결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도내 A은행은 지난 7월 영국에서 입국한 한 고객이 찾아와 "과거 당사에서 환전 받은 화폐 중에 위조 지폐가 섞여 있었다"며 해당 지폐를 제출하자 그달 2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이 고객은 2022년 10월 영국 여행 도중 현지 은행을 찾아 과거 A은행에서 환전 받았던 돈 일부를 계좌에 입금하려 했지만, 이 중 20파운드(7일 환율 기준 3만3350) 지폐 한 장이 위조 지폐로 판정돼 입금을 거절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실제로 이 고객은 영국 여행 때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21년 9월 A은행에서 우리나라 돈을 영국 화폐로 환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

경찰이 위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위폐 감별 금융기관인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 감식을 의뢰한 결과 '진짜 화폐를 모방한 영화 소품용 모조 지폐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감식 결과에 따르면 화폐 중앙 하단에는 지폐 일련번호보다 작은 글씨로 '이 지폐는 게임용 돈이다'라는 뜻의 'this note is play money'와 '이것은 장난감이다'라는 뜻의 'this is a toy'라는 영문이 각각 적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얼핏 보면 진짜 화폐와 큰 차이가 없었다"며 "'이 것은 장난감'이라는 영문 글씨도 사진을 크게 확대해 유심히 봐야 알아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경찰은 감식 결과를 토대로 범행 목적으로 만든 위조 지폐가 아니라고 보고 수사를 종결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수사에서 고객의 주장처럼 A은행이 환전 과정에서 모조 지폐를 제공한 것인지 등 정확한 유통 경로는 밝혀내지 못했다. 일련번호와 함께 발행 기관, 지급 일시 등이 기재돼 추적이 비교적 용이한 수표와 달리 지폐에는 이런 것이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고객이 영국 현지에서 여행을 하다 의도치 않게 소유하게 된 모조 지폐를 A은행에서 환전 받았던 돈이라고 착각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지폐 특성상 정확한 유통 경로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이 착각한 것인지, 실제 환전 받은 돈 중에 모조 지폐가 섞여 있었는지는 밝혀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형법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외국 화폐를 누군가 사용할 목적으로 위조 또는 변조할 경우 1년 이상 징역에, 외국에서 통용하는 외국 화폐를 위조 또는 변조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각각 처해진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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