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냐 존치냐… 제주 목욕탕 노후 굴뚝 첫 현장 조사

철거냐 존치냐… 제주 목욕탕 노후 굴뚝 첫 현장 조사
제주도, 7~8월 건축안전자문단 합동 26개 원형 굴뚝 점검
8개 철거, 8개 보수·보강 분류… 내년 4억 확보 정비 계획
"철거 대상 외엔 경관 디자인 입히는 등 가능한 존치 방향"
  • 입력 : 2023. 09.12(화) 18:04  수정 : 2023. 09. 13(수) 17:09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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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심 목욕탕의 원형 굴뚝.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제주도가 노후 목욕탕 굴뚝에 대한 현장 조사를 통해 총 8개를 철거 대상으로 분류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있는 목욕탕의 원형 굴뚝 26개를 확인한 결과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시대 변화로 목욕탕 연료가 바뀌면서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굴뚝의 안전성 문제 등을 살피기 위해 처음으로 실시됐다. 목욕탕 굴뚝 노후화로 인한 균열, 파편 낙하 위험 등을 우려하는 민원 제기도 있었다.

굴뚝이 있는 도내 목욕탕(2022년 12월 말 기준)은 원형 28곳, 사각형 54곳 등 모두 합쳐 82곳이다. 이 중에서 높이 18~25m의 원형 굴뚝을 대상으로 점검이 이뤄졌다. 사각 굴뚝은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고 관리가 가능해 점검에서 제외했다.

제주도가 지난 7~8월 건축안전자문단과 합동 점검한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노후 원형 굴뚝은 총 26개. 지난해 말 현재 28개였으나 1개는 이미 업주가 자진 철거했고 1개는 철제여서 빠졌다. 26개(제주시 14, 서귀포시 12)를 조사한 결과 철거가 요구되는 굴뚝은 제주시 5개, 서귀포시 3개였다. 제주시 6개, 서귀포시 2개는 보수·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0개는 상태가 양호했다.

이에 제주도는 민간자본보조사업(보조율 50%)으로 노후 굴뚝 정비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소유자에게 안전 관리 의무가 있지만 영세한 업체에서는 굴뚝 철거나 정비 비용 일체를 부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건축물관리법에는 "특별자치도지사 등은 소규모 노후 건축물 등 점검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 등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거나 융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내년 예산으로 4억 원을 확보해 굴뚝 철거, 보수·보강, 디자인 개선 비용 일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위험도, 경과 연수 등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안정적 철거 지원을 위한 공법·절차 등을 담은 매뉴얼도 만든다.

당초 제주도가 노후 굴뚝 정비 사업을 구상할 때는 우선 철거를 고려했지만 도시 경관이나 역사성 측면에서 다수는 존치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굴뚝이 있는 목욕탕을 활용한 제주시 원도심 탐라문화광장 산지천갤러리 사례를 든 제주도의 관계자는 "업주와 협의를 거쳐 철거, 보수·보강 대상이 최종 결정된다"며 "철거 굴뚝 외에는 경관 디자인을 입히면서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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