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도의 현장시선] 정부는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활동 왜 두려워하나

[김정도의 현장시선] 정부는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활동 왜 두려워하나
  • 입력 : 2023. 09.15(금)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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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도내 시민사회단체가 도내 곳곳에 게시한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포스터에 대한 경찰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5월에 시작된 수사인데 100일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우리 바다가 방사능에 오염될 우려에 대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 해양생태계의 보전을 위해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서 일본 정부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작태를 막겠다는데 칭찬은 못 할망정 경범죄로 처벌하겠다고 하니 허탈할 따름이다.

그리고 포스터가 나붙은 지 벌써 100일이 훌쩍 지났고 그사이에 핵 오염수의 위험성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검증도 부실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과학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그 과학의 바탕이 되는 자료 제공이 엉망이었단 사실도 거듭해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운영하는 다핵종제거설비 ALPS 역시 성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것이 여전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삼중수소가 걸러지지 않는 문제를 떠나 다양하고 위험한 방사능 물질을 제거하지 못하고 해양으로 투기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계 특성상 고장의 가능성은 여전하고 이에 따른 문제는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본 정부는 결국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시작했고, 일본 내부에서 강력한 반발과 이에 따른 행정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포스터의 게시와 그에 따른 공익성은 충분히 확인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데 경찰은 여전히 불법 포스터를 부착했다며 경범죄로 처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터를 부착한 시민을 피의자로 특정해 자택을 방문, 출석 조사를 종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0만원 이하의 범칙금 부과만 가능한 경범죄처벌법의 특성상 이렇게 노골적이고 집요하게 수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지 참으로 의아할 따름이다.

이렇게 경찰이 무리하고 과도하게 수사를 이어가는 이유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핵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반대를 괴담으로 폄훼하고 북한의 사주를 받은 활동이라고 왜곡하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입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일본 정부의 잘못이 명백함에도 두둔하기 바쁜 정부·여당의 모습에서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두려워하는 것은 일본이 아니라 정부·여당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활동이 그렇게 두려운가? 입을 틀어막고 싶은가? 핵 오염수 해양투기가 벌어진 현재도 국민의 70%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 그런다고 막힐 반대 활동도 목소리도 아니다. 오히려 이런 탄압은 반대 활동을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

정부는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활동을 탄압하는 데 힘을 빼지 말고, 일본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해양투기를 멈출 수 있도록 중단을 요구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길 바란다. 그것이 진정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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