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백록담] 제주관광 '잃어버린 6년'에서 배운게 있기를…

[김성훈의 백록담] 제주관광 '잃어버린 6년'에서 배운게 있기를…
  • 입력 : 2023. 09.18(월) 00:00  수정 : 2023. 09. 18(월) 14:3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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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기자는 제주시 노형동에 거주한다. 동네를 둘러보다 보면 최근 들어 확연히 달라진 거리풍경이 느껴진다. 중국인들의 목소리다. 지난달 중국정부가 자국민들의 한국단체여행을 허가하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음을 실감한다.

관광업계가 중국인들의 제주여행 열풍을 잔뜩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국 때 제주경제 버팀목이 됐던 내국인 관광객들이 최근 뜸해진 터라 외국인, 특히 중국손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음이다.

중국 인바운드관광,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중국인들의 제주행이 본격화한때는 2008년이다. 중국정부가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자유화한 지 10년째로, 17만여 명이 제주를 찾았다. 당해 처음으로 17만명대던 일본시장을 넘어섰다. 불과 4년 후인 2012년 100만 시대를 열었고 2014년 280만명대, 그리고 사드보복 직전인 2016년 3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년 하락세를 이어가며 당해 5만명을 밑돈 일본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중국은 제주관광에 큰손으로 자리매김하며 제주 외래관광시장을 쥐락펴락했다.

그런데 중국인들의 제주행이 봇물을 이룰 당시 언론을 통해 부정적 기사가 쏟아졌다. 저가상품, 불법수수료, 부실관광. 이 세 가지 키워드는 당시 중국 인바운드 시장을 상징했다. 2012년 이후 매년 수백만명의 중국인들이 제주에 오지만 경제적 효과는 중국계열 여행사와 관련 업체, 그리고 대기업면세점만 누릴 뿐 정작 제주사람들은 헛물만 켰다. 관광객 증가세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사람들은 오는 중국인들이 귀찮아졌다. 또 중국인들은 손님으로서 대접을 못 받아 불만인 악순환이 거듭됐다.

사드보복과 코로나19로 점철된 약 6년은 제주 인바운드 외래시장을 최악으로 치닫게 했지만 한편으론 고질적 문제를 끊을 시간을 벌어줬다. 관광전문가들은 향후 재개되는 중국시장을 대비하자고 했다. 부실관광과 경제효과 편중이라는 고리를 끊자는 게 골자다.

최근 중국정부가 한국단체여행을 허용하면서 중국인들의 제주행이 크루즈를 시작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내년 말까지 360여 척(관광객 90만명)의 중국발 크루즈가 제주를 찾겠다며 선석 신청을 요구했다는 소식이다. 그래서 제주도를 비롯해 관광기관이 중국 현지를 찾아 제주홍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요즘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그래도 월평균 100만명이 넘는다. 제주관광, 총량적으론 여전히 뜨겁다. 그리고 제주는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이고 나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20여 년째 '제주 알리기'가 1순위 홍보전략인 것은 6년을 건너뛴 2023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아쉬운 대목이다. 앞서 언급했듯 중국시장의 고질적 병폐를 벗어날 해법 마련은 그다지 들리지 않는다.

크루즈 고객을 시작으로 중국인들의 제주행이 재개되기 시작했다. 당장의 폭증세에 고무될 게 아니라 경계해야 한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전략도 달라지지 않으면 사드보복 이후 기간은 그야말로 '잃어버린 6년'으로 기억될 뿐이다. <김성훈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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