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도내 산책로 곳곳서 반려동물 배설물이 방치되는 등 여전히 반려동물 공공예절(펫티켓)이 미흡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19일 제주시 일도1동의 한 산책로에서 아이와 함께 산책하던 시민이 급히 아이의 손을 잡아끌었다. 아이가 걸어가던 길 앞에 반려견 배설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40대 여성 A씨는 "전에 아이가 걷다가 넘어졌는데 주변에 배설물이 있어 하마터면 손에 묻을 뻔했다"면서 "아이들은 손을 자주 입에 가져다 대는데 만약 묻었으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제주시 삼도2동의 산책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잔디 속에 가려진 배설물들은 잘 살펴보고 걷지 않으면 무심코 밟기 십상이다. 산책을 나온 주민들은 땅을 유심히 쳐다보면서 걸었다.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주민도 강아지가 배설물을 먹을까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도내에 등록된 반려견은 5만8624마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2만3264마리에서 2020년 3만965마리, 지난해 5만3029마리 등 증가 추세다. 하지만 이에 따른 펫티켓은 아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려견을 키우는 주민 B 씨는 "배설물을 수거하지 않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산책할 때마다 눈치가 보인다"면서 "잘 치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일부러 배변봉투를 잘 보이게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주민 C 씨는 "배설물을 미처 보지 못하고 밟은 적이 있다"면서 "강아지들 배설물로 피해를 입을 때마다 화가 난다"고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가끔 놀이터나 공원 근처에서 미수거 배설물에 대한 민원이 들어온다"면서 "관련 현수막 게시 등 계도 활동을 하고 있지만 현장적발이 아닌 이상은 대상을 특정짓기 힘들어 조치를 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에 따르면 반려동물 배설물을 수거하지 않을시 1차 5만원, 2차 7만원, 3차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