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사장부터 해녀까지… 바다그리기대회 현장 '각양각색'

모래사장부터 해녀까지… 바다그리기대회 현장 '각양각색'
23일 제주바다그리기대회 열린 이호테우해변
가족 단위 참가자 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모여
저마다 개성 넘치는 그림에 뒷정리도 깔끔히
  • 입력 : 2023. 09.24(일) 09:46  수정 : 2023. 09. 24(일) 10:56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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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 칠하기' 퍼포먼스로 완성된 공을 바다에 띄운 모습. 강다혜기자

[한라일보] "지금 눈에 보이는 모래사장 풍경을 그리고 있어요" "이건 제주 해녀예요. 학교에서 배웠어요. 이건 테왁이고, 이건 잠수복이랑 물안경이에요"

지난 23일 제주시 이호테우해변 일대에서 열린 제1회 제주바다그리기 대회장. 이날 참가자들의 그림에는 행사장 곳곳의 풍경을 담은 모습부터, 해수욕장 인근의 등대를 깊이 관찰해 묘사하는 그림, 상상했던 바닷속 모습을 표현한 그림, 제주해녀와 각종 해산물을 묘사한 그림까지 각양각색의 모습이 담겼다.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해변에는 행사 시작 시각인 오후 1시 이전부터 아이, 어른이 함께한 가족 단위 뿐 아니라 관광객 등 많은 인파가 몰렸다. 개회식이 끝난 후 본격 도화지 배부가 시작됐다. 참석한 학생들은 도화지와 크레파스, 간식 등을 두 손 가득 받아들고 해변 곳곳으로 흩어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대회가 본격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아 바다와 함께하기 시작했다.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는 아이들 뿐 아니라 그림 그리기 대신 간식 먹기에 열중하는 아이들, 바닷속으로 풍덩 빠져드는 아이들 등 저마다의 모습으로 바다를 즐겼다.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자세도, 아이들이 표현한 바다도 각양각색이었다. 팔레트부터 물감, 붓 등 각종 미술도구와 텐트, 캠핑 장비까지 총동원해 그림을 그리는 아이, 돗자리 한 장과 크레파스만으로도 충분히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아이 등 저마다의 개성이 넘쳤다.

아이들이 표현한 바다에는 모래사장과 파란 바다 뿐 아니라 바닷속 깊은 곳, 제주해녀와 테왁, 문어, 상어 등 다양한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일찍이 그림 그리기를 마친 뒤 부모님에게 그림 마감을 맡기거나, 도화지를 더 수령해 또다른 그림을 그리며 고심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특히 참석자들은 개회식 직후 '지구본 칠하기' 퍼포먼스를 통해 물감을 통해 지구에 직접 색칠해보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대회에 참석한 외도초등학교 안준서 학생과 안서준·시준 어린이는 "야외에 나와서 그림을 그리니 신기하고 시원해요"라고 말했다. 안준서 학생의 학부모는 "야외에 나와서 그림을 그리는 경험이 처음이다. 내부에서 간단히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지만 대부분 아이들의 말로 풍경을 표현하는 것을 봤었는데, 밖에 나와서 아이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니 아이가 얼마나 더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기대도 되고 아이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문서진·문서한 남매는 "유치원에서 배운 제주 해녀 할머니를 그려봤어요. 눈에 보이는 풍경보다 제가 생각했던 바다를 마음대로 그릴 수 있어서 즐거워요"라고 말했다.

부산 지역에서 제주로 여행을 왔다는 한 신혼부부는 "이호해수욕장에 놀러 왔다가 우연히 그림 그리기 대회를 한다고 해서 도화지를 받아 왔다"며 "요즘 야외에서 대면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행사가 많이 없는데, 어릴 적 생각도 나고 오늘 날씨도 좋아서 특별한 시간을 선물받은 느낌"이라고 했다.

그림 그리기를 마친 뒤 앉았던 자리 인근에 쓰레기를 치우는 등 부모와 함께 뒷정리를 하고 가는 모습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 학부모는 "제주와 바다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과, 그러기 위해선 바다 환경을 보호해야 하고 그 첫 시작이 우리가 잠시 시간을 보냈던 자리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아이가 꼭 알았으면 한다"며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소풍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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