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화의 건강&생활] 유방암 상식(3): 제3기 국소진행형 유방암

[한치화의 건강&생활] 유방암 상식(3): 제3기 국소진행형 유방암
  • 입력 : 2023. 09.27(수)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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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2회에 걸쳐 1기와 2기 유방암과 4기 유방암의 치료에 대해 소개했다. 43세 여성이 왼쪽 유방에 상당히 커다란 덩어리가 만져져서 주사침 조직검사를 해서 침습성 유방암으로 확진됐고, 암세포들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용체들은 없었으며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를 많이 갖고 있었다. 병이 퍼진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전신CT촬영 사진에 유방의 직경 4㎝ 덩어리와 바로 옆 겨드랑이에 여러 개 커진 림프절들이 확인됐지만 간과 폐에는 암이 퍼지지 않았다. 동위원소촬영을 통해서 전신 뼈들에 암이 퍼진 소견은 없었다.

3기 유방암으로 판단하고, 유방 전체와 겨드랑이 림프절들을 절제하는 표준 광범위 절제수술을 권유했지만 환자가 유방을 가능한 보존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수술을 바로 하지 않고 항암치료를 먼저 해서 암의 크기와 범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선행항암치료를 하기로 했다. 항암제로 도시탁셀과 카보플라틴 그리고 암세포들의 HER2와 결합해서 파괴하는 표적항체주사인 트라투쥬맙과 퍼투주맙을 선택했다. 3주마다 4회의 항암치료를 마치고 CT촬영 결과 유방 속의 암 덩어리가 0.5㎝로 줄었고, 겨드랑이 림프절들도 작은 흔적만 남기고 없어졌다. 외과의사가 암 덩어리만 제거해 유방조직을 가능한 많이 보존하는 부분절제수술과 암이 림프절에 침범했던 겨드랑이의 조직 일부를 제거했다.

다행히 절제해 낸 유방과 겨드랑이의 조직들에 암세포들이 전혀 관찰되지 않는 '병리학적 완전반응'이라는 최종병리보고를 받았다. 이어서 남겨진 유방조직에서 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유방에 방사선치료를 마쳤고, 1년간 트라투쥬맙 주사를 3주마다 투여했다.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발하지 않고 잘 지낸다.

국소진행형 암인 3기는 재발의 위험이 조기 암보다 높아서 근치목적으로 광범위절제수술을 한 다음 보조항암치료를 하고, 만일 암 덩어리의 직경이 5㎝ 이상, 암이 퍼진 림프절들이 4개를 넘으면 절제한 유방 부위와 겨드랑이에 방사선치료까지 한다. 그러나 효과가 뛰어난 항암치료제들이 유방암치료에 새로이 등장하면서 치료성적이 많이 발전했지만 광범위절제수술로 한쪽 유방의 상실은 물론 겨드랑이 구조의 심한 변화와 팔이 붓는 등의 후유증들이 영구히 남기도 한다. 1기의 환자의 일부를 제외하면 모두 수술 후에 보조항암치료를 해야 하므로 항암치료를 차라리 수술 전에 하는 새로운 시도가 시작됐고, 지금은 선행항암치료가 진료현장에서 자주 적용되고 있으며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다. 또한 선행항암치료는 사용한 항암제들에 암이 반응하는지를 미리 알아볼 수 있어서 수술 후 항암치료제를 선택할 때 많은 도움을 준다.

의사들은 3기 국소진행형 유방암일지라도 완치에 도달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암 치료 수단들을 동원해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한치화 제주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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