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 든 유해란. 연합뉴스
유해란이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고대하던 첫 우승을 따냈다.
유해란은 2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3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쳐 3라운드 최종 합계 19언더파 194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34만5천 달러(약 4억6천만원).
올해 LPGA 투어에 뛰어든 유해란은 데뷔 이후 20번째 출전한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신인왕 레이스 1위를 달리는 유해란은 이날 우승으로 신인왕을 거의 굳혔다.
그레이스 김(호주), 로즈 장, 알렉사 파노(이상 미국), 짜네띠 완나샌(태국)에 이어 올해 LPGA투어 신인 다섯번째 챔피언이다.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 우승은 5월 고진영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제패 이후 5개월 만이다.
올해 LPGA투어 한국 선수 우승은 고진영의 2승을 포함해 3승으로 늘어났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을 땄던 유해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첫 우승을 신고하는 절묘한 인연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승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가졌지만 나 자신을 믿고 경기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유해란은 "이른 아침부터 한국에서 지켜보고 응원해준 부모님과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명절 인사를 전했다.
유해란은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신인왕이 목표였다"면서 "첫 우승을 했지만 여전히 신인왕이 가장 큰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LPGA투어 한국인 신인왕은 2019년 이정은 이후 없었다.
유해란의 LPGA투어 정상은 때늦은 감이 있을 만큼 이미 예견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신인왕을 차지했고 통산 4승을 쌓은 뒤 작년 LPGA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수석 합격해 일찌감치 LPGA투어에서 통할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회 전까지 톱10 입상 5번으로 꾸준한 성적을 냈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던 유해란은 이번 대회에서는 샷과 경기 운영에서 모두 무결점에 가까운 경기 끝에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일궈냈다.
2타차 선수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유해란은 초반에는 흔들렸다.
1번 홀(파4) 버디로 순항하나 싶었지만 2번 홀(파5) 보기에 이어 5번 홀(파4)에서 1타를 더 잃었다.
전날까지 42개 홀 노보기 행진도 중단됐다.
유해란은 "아이언샷 거리가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이언샷이 번번이 겨냥한 것보다 멀리 날아갔다.
유해란이 뒷걸음친 틈에 김세영, 신지은, 그리고 해나 그린(호주), 리네아 스트롬(스웨덴) 등이 치고 올라왔다.
홀이 바뀔 때마다 선두가 바뀌는 혼전 속에 우승 경쟁에서 탈락하는 듯했던 유해란은 10번 홀(파4) 버디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린 앞까지 티샷을 보낸 뒤 칩샷으로 2m 거리에 붙이고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12번 홀(파3)에서 1타를 더 줄여 빼앗긴 선두 탈환에 시동을 건 유해란은 14번 홀(파5)에서 이날 최고의 샷을 뿜어냈다.
7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때려 홀 1m 옆에 볼을 떨군 뒤 침착하게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단숨에 단독 선두에 복귀한 유해란은 가장 어려운 16번 홀(파4)에서 5m 버디를 뽑아내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유해란은 "우승하려면 좀 더 공격적으로 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해란은 2타 앞선 채 맞은 18번 홀(파5)에서도 과감하게 두 번 만에 그린을 노려 한 뼘 버디로 우승을 자축했다.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쓸어 담아 7타를 줄인 스트롬이 유해란에 3타 뒤진 2위(16언더파 197타에 올랐다.
14번 홀까지 6타를 줄이며 한때 단독 선두에 나섰던 김세영은 16번 (파4 3퍼트 보기로 더는 따라갈 동력을 잃고 말았다.
5언더파 66타를 친 김세영은 공동 3위(15언더파 198타)에 올랐다.
4타를 줄인 신지은도 공동 3위에 합류해 한국 선수 3명이 3위 이내에 포진했다.
그린과 니시무라 유나(일본), 비앙카 파그단가난(필리핀) 등도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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