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빠진 서귀포 시티투어 버스 '이름뿐'

'관광' 빠진 서귀포 시티투어 버스 '이름뿐'
2017년 12월부터 전기버스 3대 도심권 관광지 노선 투입
교통행정 부서 업무 이관 시내버스처럼 운행 특색 실종
잦은 고장 시티투어 버스 대신 수개월째 대기 차량 운행도
  • 입력 : 2023. 10.05(목) 17:55  수정 : 2023. 10. 09(월) 12:46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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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토평동 공영버스 차고지에 고장난 채 세워져 있는 '서귀포 시티투어' 전기버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지난 4일 오후 서귀포시 토평동에 있는 서귀포시 공영버스 차고지 겸 전기차 충전소. 파란 제주 바다를 유영하는 해녀들이 그려진 '서귀포 시티투어' 전기버스 4대가 고장 난 채 세워져 있었다.

서귀포시가 '서귀포관광의 움직이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2017년 12월부터 가동한 '서귀포 시티투어' 전기버스가 사실상 '관광'이 빠진 시내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예비차 1대를 포함 대당 5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시티투어 전기버스를 구입한 서귀포시는 당시 이를 통해 렌터카로 인한 원도심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개별 관광객에게 여행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관광객용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 초창기 전기버스 모델로 충전 시 주행 거리가 짧아 노선 확대에 한계를 보였다. 고장도 잦은 편으로 지난 8월 5일 이후엔 보유 버스 모두 이상이 생기면서 수개월째 대기 차량 3대를 시티투어 노선에 배치 중이다. 서귀포시는 추석 이후 내도해 차량을 손보겠다는 전기버스 제작 업체 사람들만 기다리고 있다.

5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서귀포 시티투어 버스 업무는 이미 2019년부터 관광진흥과에서 교통행정과로 이관됐다. 도외 관광객 대상 시티투어 버스 홍보 사업은 이때부터 중단된 상태다. 다만 서귀포시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운송 여객 등에 관한 범위나 기간을 별도로 정한 시티투어용 한정면허는 1년마다 갱신해 왔다.

시티투어 버스가 거쳐가는 구간은 서귀포 향토오일시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아랑조을거리, 칠십리음식특화거리, 외돌개, 이중섭거리, 천지연폭포, 서복전시관, 정방폭포 등이다. 관광객을 위해 도심권 관광지와 전통시장을 경유하도록 했으나 서귀포시는 버스 노선이 새로 추가된 것처럼 활용하는 모양새다. 더욱이 운행 초기부터 매일 1회 통학·출근 시간대 붐비는 노선에 시티투어 버스를 투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18회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운행되는 시티투어 버스 이용객은 지난해 기준 11만9000명 규모다. 이 중에서 환승 포함 무료 탑승객은 절반가량인 5만8000명에 이른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관광객 수는 따로 집계가 안 되지만 수익면에서는 다른 지역의 시티투어 버스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라며 "시티투어 버스 운영 방향에 대해선 차량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 진지하게 고민해야 될 것이다. 15분 도시와 연계해 지금의 노선 유지로 대중교통을 강화하거나 아니면 관광 시티투어 버스로 관광협회 등에서 운영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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