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8)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장∼영천변∼편백숲쉼터∼동백길∼한전길∼치유의숲길∼시오름∼치유의숲길∼호근산책로∼추억의숲 주차장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8)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장∼영천변∼편백숲쉼터∼동백길∼한전길∼치유의숲길∼시오름∼치유의숲길∼호근산책로∼추억의숲 주차장
천연 숲길 돌아 오름 오르면 백록담의 비경이 펼쳐진다
  • 입력 : 2023. 10.06(금)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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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8차 행사에서는 시오름 정상에서 한라산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한 백록담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양영태 작가

잘 만들어진 숲길과 투박한 길 걸어
하천과 숲 넘나들면 편백쉼터 만나
노란 암술에 하얀 수정난풀 지천에

[한라일보] 숲은 그냥 숲이어서 좋다. 가느다란 길을 따라 걸어도 좋고, 걷다 나무 그루터기에 걸터 앉아 쉬어도 좋다. 높이 솟은 나무 사이로 하늘을 올려다봐도 좋고, 이끼 가득한 돌 더미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봐도 좋다. 숲길에서 길의 소리에 귀 기울여본다.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발밑에 사각거리는 풀잎의 소리까지 정겹다. 무게를 이기지 못해 떨어지는 씨앗의 나풀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고 속도를 줄이면 숲의 모습이 들어온다. 발밑에서 헤매는 시야가 트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9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2023년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8차 행사는 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수련장에서 시작했다. 영천 천변을 따라 오르다 작은 하천을 여럿 건너 편백숲쉼터에서 잠시 쉰 다음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을 지나고 방향을 틀면 한전길을 거쳐 치유의숲길을 지난다. 치유의숲길은 시오름 입구까지 이어지는데 시오름을 오르고 오름 서쪽으로 내려 다시 치유의숲길을 지나다 호근산책로를 이용해 치유의숲 주차장 인근에서 끝난다. 잘 만들어진 숲길과 아직은 투박하고 거친 길들을 두루 섭렵할 수 있는 코스이다.

호장근

수정난풀

백록담이 한눈에 보이는 넓은 공터를 찾은 참가자들은 빙 둘러서서 가벼운 몸풀기를 마치고 투어를 시작한다. 덩굴용담 하얀 꽃의 환영을 뒤로하고 숲길로 들어서니 흰쌀밥 두 개를 머금고 피어있는 며느리밥풀꽃도 반긴다. 낙엽 쌓인 천연의 숲을 따라 오르다 보면 붉가시나무 도토리가 잎을 달고 떨어져 있다. 영천의 좁은 계곡에서는 가느다란 물줄기가 조심히 흐르는 이끼 낀 바위들을 만난다. 백록담 남벽에서 시작하여 솔오름으로 향하여 내려오는 영천은 돈내코를 지나 서귀포시 하효동의 쇠소깍까지 이어진다. 영천을 넘으면 다시 숲길이 이어진다. 숲에는 노란 암술을 달고 있는 하얀 수정난풀이 여기저기 군락으로 피어있고, 온몸이 갈색인 구상난풀은 어느덧 색이 바래가고 있다. 바위 위에는 사철란 삼형제가 아직도 정겹게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하천 지류와 숲길을 넘나들다 보면 편백이 가득한 곳에 만들어진 쉼터에 이른다.

사철란

덩굴용담

편백숲쉼터를 지나 조금 오르면 한라산둘레길 동백길과 만나는데 크고 작은 돌들이 빼곡하게 박혀있는 길을 주의하며 걷는다. 개울가에는 하얀 호장근이 피어 있고 쪽동백나무는 초록의 열매를 달고 있다. 조금 걷다 방향을 틀면 한전길로 들어선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한라산 둘레의 고압선 철탑을 따라 제주도 곳곳으로 보내지는데, 그 철탑을 관리하기 위한 길이 만들어져 있다. 그 길을 편히 '한전길'로 명명하였다. 한전길을 따라 걷다 다시 치유의숲길로 들어섰다. 치유의숲길은 시오름 언저리까지 이어지고 삼나무 가득한 시오름 가파른 계단 길을 따라 오름 정상을 향해 오른다.

알며느리밥풀

뽕나무버섯붙이

주름조개풀

큰갓버섯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시오름은 서귀포시 서호동에 있는 높이 118m의 오름이다. 일찍부터 수오름/시오름으로 부르고 藪岳(수악) 또는 雄岳(웅악)으로 표기하였다. 오름은 분화구가 없고 남북으로 다소 긴 등성마루에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분화구 없는 오롯한 원추 모양이 이 오름의 특색이다. 계곡을 낀 서쪽은 급격한 사면을 이룬다. 이 계곡은 시오름 북쪽에서 발원하여 시오름과 고근산 서쪽을 돌아서 강정교를 거치는 아끈내의 상류이다. 대부분 분화구가 없는 오름이라는 데서 '수오름' 또는 '숫오름', '수컷오름'이라 하던 것이 '시오름'으로 변한 것이라 하는데, 옛날 고지도에 한자 藪(수)로 표기한 것을 볼 때, 숲을 이룬 오름이라는 데서 '숳오름>술오름'이라 하였고, 민간에서 '쉬오름, 수오름, 숫오름'이라 하면서 한자 표기 雄岳(웅악)으로 잘못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藪는 '숲'의 제주도방언 '술' 또는 변음 '쉬'를 한자의 뜻을 빌어 읽는 표기이다.

시오름 정상에서 보이는 백록담의 모습은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 한라산이 바로 눈앞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지척이다. 하지만 날씨라는 변수는 항상 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파른 오름 능선을 내려선다. 시오름 주변 천연림에는 치유의숲길, 호근산책로, 추억의숲길 등 여러 숲길이 얼키설키 엉켜있다.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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