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심사보류 되던 날 '곶자왈 인식조사'?… 제주도 "우연일 뿐"

도의회 심사보류 되던 날 '곶자왈 인식조사'?… 제주도 "우연일 뿐"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제421회 임시회 1차 회의
26일 제주도가 발표한 인식조사 결과 두고 비판 폭주
제주도 "조례 개정과 인식조사는 전혀 관계성 없어"
  • 입력 : 2023. 10.27(금) 14:48  수정 : 2023. 10. 30(월) 11:41
  • 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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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임정은(왼쪽) 의원이 양제윤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을 상대로 질의를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생중계 화면 캡처.

[한라일보] 제주도가 지난 26일 발표한 곶자왈 관련 도민·관광객 인식조사에 대해 제주도의회가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27일 제421회 임시회 1차 회의를 열고 조례안 심사와 보고 등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환도위 의원들은 지난 26일 제주도가 발표한 '곶자왈 보전 관련 도민 및 방문객 인식조사' 결과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며 제주도의 인식조사 배경과 의도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강경문(국민의힘·비례대표) 의원은 "어제오늘 보도자료가 정말 많이 나왔는데 보는 순간 멍해졌다"며 "우리(제주도)는 가겠다는 의지 같다. '땡땡이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처럼 법률적 근거가 빠져도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가겠다는 의지 같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또 "지난 9월 20일 도의회에서 '제주특별자치도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 전부개정안'이 심사보류됐는데 그날부터 여론조가사 이뤄졌다"며 "조례안이 이슈화되고 많은 도의원들이 논의하고 있던 시점에 거꾸로 여론조사를 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제윤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곶자왈 인식조사에 대한 기획은 상반기부터 했고 제주도 소통청렴담당관실에서 도정 주요 현안에 대해 정기적 여론조사를 할 때 15분 도시 등 다른 현안과 함께 조사가 이뤄진 것"이라며 "우연히 9월 20일이었을 뿐 제주도의 입장은 도의회와 대립각을 가지거나 여론을 등에 업고 조례를 통과시키려는 그런 목적은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임정은(더불어민주당·대천동·중문동·예래동) 의원은 "환경정책과에서 곶자왈 인식조사 계획을 자체적으로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2월 도정 정책 인식 수요조사에 환경정책과는 신청하지 않았다"며 "9월 5일에 도민 인식조사 계획을 수립해 내부 결재가 되고 그날 바로 여론조사 용역이 계약되는데 누가 보더라도 곶자왈 보존에 대한 정당성 확보를 위한 여론조사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급하게 인식조사를 추진한 배경이 참 의심스럽다"며 "도의회도 곶자왈 보전에 대한 취지는 공감하지만 심의 과정에서 보류된 이유는 상위법 충돌 논란과 구역 기준 명확화 등을 요구한 것인데 이런 식의 인식조사 발표와 브리핑은 의회와 소통 없이 제주도가 일방통행 하려는 것인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제윤 국장은 "조례를 개정하는 과정과 이번 인식조사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인식조사는 곶자왈 보전·관리 정책 수립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민 1000명과 곶자왈 방문객 3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곶자왈 보전 관련 도민 및 방문객 인식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제주도는 조사 결과 '곶자왈이 제주도의 환경적 가치를 대표하는 자원의 될 수 있다'고 답한 도민은 96%, 방문객 97.8%로 높은 공감을 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해 제주도의회가 심사 중인 조례안에 대해 긍정 여론 조성을 위한 조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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