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구입비만 20억…서귀포 시티투어버스 폐지

차량 구입비만 20억…서귀포 시티투어버스 폐지
시, 한정면허 갱신 포기 1일부터 해당 노선 일반 버스 투입
대당 5억원 고장 잦고 주행거리 짧아 노선 확대 등에 한계
  • 입력 : 2023. 11.10(금) 13:03  수정 : 2023. 11. 13(월) 17:09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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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토평동 공영버스 차고지에 고장난 채 세워져 있는 '서귀포 시티투어' 전기버스.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개별 관광객 여행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십수억원을 들여 탄생한 서귀포시 시티투어 버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0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서귀포시는 시티투어 버스에 부여된 여객자동차운송사업 한정면허를 더 이상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31일을 기해 운행을 종료했다.

한정면허는 특정 목적의 노선 운행을 일정기간 허가하는 제도다. 서귀포시는 2017년 첫 가동을 시작한 후 해마다 제주도에 한정면허 갱신을 신청해 승인을 얻는 방식으로 시티투어 버스를 운행해왔다. 시티투어에 투입된 버스는 예비용 1대를 포함해 총 4대로 모두 전기버스다. 대당 가격은 5억원이다.

차량 구입비만 20억원이 투입됐지만 서귀포시 시티투어 버스는 개별 관광객 편의 제공이란 당초 취지와 달리 일반 버스와 다를바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티투어 버스 운영 업무가 2019년 관광진흥과에서 교통행정과로 이관된 후 도외 관광객을 겨냥한 홍보 사업이 중단됐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 주변 관광지를 안내할 통역 안내원이나 주변 관광지를 소개할 홍보물 등 기본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다. 정류장 안내도 한국어로 방송됐다.

노선 확대에도 한계를 보였다. 시티투어 버스가 거쳐가는 구간은 서귀포 향토오일시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아랑조을거리, 칠십리음식특화거리, 외돌개, 이중섭거리, 천지연폭포, 서복전시관, 정방폭포 등으로 관광객이 많이 가는 중문관광단지나 버스 노선이 없는 치유의숲 등으로는 가지 않는다. 시티투어에 투입된 전기버스가 초기 모델이다보니 한 번 충전 시 50㎞가량 밖에 주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장도 잦아 지난 8월부터 전기버스 모두 공영버스 차고지로 옮겨져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때부터 서귀포시는 시티투어버스 노선에 대체 버스를 투입해 운행해왔다.

결국 서귀포시는 이런 한계로 인해 시티투어 버스 운행을 포기하기로 했다. 다만 시티투어 버스가 운행하던 구간에 예전처럼 일반 버스를 투입하고 있어 '시티투어'란 이름만 사라졌을 뿐 기존 승객들이 불편을 겪을 일은 없다고 서귀포시는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고장난 전기버스도 수리를 마치는 대로 일반 버스처럼 새로 도색을 입혀 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서귀포시 시티투어 버스 이용객은 11만9000여명이다. 이 중에서 환승 포함 무료 탑승객은 절반가량인 5만800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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