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기억'에 천착... 열아홉 번째 개인전 '기억의 조각-잃어버린 조각'
이달 21일부터 30일까지 한라일보 1층 갤러리ED에서
입력 : 2023. 11.19(일) 13:56 수정 : 2023. 12. 02(토) 08:23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한라일보] 경험은 끊임없이 기억으로 저장되는데, 우리는 그 추억을 온전히 기억하고 있을까. 완전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은 삭제, 추가 등의 오류로 인해 실제와 다를 수 있다. 사실상 잃어버린 기억이 되는 것이다.
무형의 기억을 끄집어 유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억의 완전함'을 위해 사진은 하나의 매개체가 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일차원적인 기억 방식이다. 당시의 감정까지도 기억으로 저장하는 인간의 기억 체계 안에선 하나의 '기억 조각'인 셈이다.
작가는 이번엔 그 점에 주목했다. 기억 회상 과정을 '잃어버린 기억의 퍼즐'을 맞추는 과정으로 정립하고 기억에 수반되는 감정과 이미지 등을 명암에 따라 나눠 '기억의 조각'으로 이름 붙였다. 그리고 그것을 선별해 하나의 기억으로 도출시키는 과정을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했다.
그렇게 지난 10년 동안 20회 가까이 줄곧 '기억의 조각'을 주제로 내걸고 개인전을 열어오며 처음으로 영상과 설치, 그리고 사진 아날로그 프린트 방식인 '시아노타입(Cyanotype)' 작품을 더했다.
김수연 작 'Memory'(18X26, cyanotype on arches, 2023)
사진 작품을 토대로 에나멜을 활용한 회화 작품까지, 오롯이 '기억'이란 한 가지 주제에 천착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일구고 있는 김수연 작가가 긴 시간 준비한 새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이달 21일부터 30일까지 한라일보 1층 갤러리ED에서 열리는 열아홉 번째 개인전 '기억의 조각_잃어버린 조각 #19'(Piece of Memories_the Lost Pieces #19)을 통해서다.
김수연 작가
지난 2013년 첫 개인전 '기억의 조각 #1'을 시작으로 하나하나 기억의 조각들을 꺼내 퍼즐처럼 짜 맞춘지 어느덧 10년째. 김 작가는 "이제까지는 기억을 하나씩 색깔을 채워서 완전한 기억을 만들고자 했다면, 이번엔 잃어버린 기억을 재구성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등 기억에 다가가는 방법을 조금 달리 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영상 'Memory_Forgotten'에선 잊혀진 기억의 도출 과정을, 오브제로 이뤄진 설치 작품 'Memory Drops_Light and Shadow'에선 망각되거나 회상되는 수많은 기억들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시아노타입 작품 'Memory_Blue and Blue'에선 기억을 통해 얻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회화 작품엔 사진과 비슷한 질감을 나타낼 수 있는 에나멜을 사용해 분리돼 있는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로 모아 '온전한 기억'으로 되살리고자 하는 의도가 담겼다.
작가의 기억은 에나멜 작품으로 구현되며, 기억의 실체는 시아노타입과 영상 작품으로 마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