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의 편집국 25시] 당신이 심고 싹 틔운 씨앗

[김지은의 편집국 25시] 당신이 심고 싹 틔운 씨앗
  • 입력 : 2023. 12.21(목)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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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작년 11월이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뜻을 모은 행복하게사회적협동조합이 '맘편한가게 지도'를 펴냈다는 소식이 들렸다. 부모들이 직접 나서 발달장애가족이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가게를 모았고, 지도로까지 만들었다는 거였다. 그 얘기를 묻는 전화에 김덕화 이사장은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팠다"고 했다.

그에게도 아이의 머리 손질을 채 마치기도 전에 황급히 미용실을 나와야 했던 경험이 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일상에서 흔히 가는 식당, 카페에서도 마음을 졸인다. 감각이 예민한 아이의 돌발행동에 꽂히는 따가운 시선에 눈치를 보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이 '맘편한가게 지도'를 만들게 했을 것이다.

최근에 두 번째 지도가 나왔다. 행복하게협동조합은 올해도 지원단을 꾸리고 도내 138개 '맘편한가게' 정보를 모아 지도에 담았다. 첫 지도에 수록됐던 가게보다 45개 늘어난 숫자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움직임이 더 많은 '마음 편한 가게'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언제라도 편하게 오세요.""미용실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곳입니다." 행복하게협동조합이 맘편한가게별로 자세히 소개한 글에는 이런 '사장님의 한마디'가 적혀 있다. 누구라도 함께 배려하면서 편히 이용할 수 있는 가게를 찾고 알리고 있는 부모들에게 보내는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 같았다.

첫 지도를 펴냈던 당시 김 이사장은 "이제 작은 씨를 심었다고 생각한다"고 했었다. 1년 뒤인 지금, 그 씨앗에선 작은 싹이 돋고 있다. <김지은 뉴미디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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