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의 한라시론] 생태사회 제주를 위해

[이영웅의 한라시론] 생태사회 제주를 위해
  • 입력 : 2024. 01.04(목)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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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 수가 2022년에 이어 13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2015년 제주 방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연 이후 10년 가까이 줄곧 1000만명이 넘는 제주 관광의 시대를 열고 있다.

제주 관광개발은 1960년대부터 중앙정부 주도하에 자유지역 구상, 특정지역 관광개발 등 여러 계획이 수립됐고,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으로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제주의 미래비전으로 삼아 외자유치를 통한 제주개발에 나서기 시작했다. 투자자에게 각종 세금 혜택이 주어졌고, 규제완화와 대규모 토지 제공으로 관광개발을 촉진했다. 그리고 드디어 제주 관광객 천만 시대를 열게 되었고, 관광산업만으로 제주가 먹고 살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그러나였다.

제주의 1인당 개인소득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는 통계가 최근 발표되었다. 통계청이 해마다 전국의 지역소득을 발표하는데 10년 넘게 제주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고용노동부의 지난해 기준 시도별 임금 조사에서도 제주가 전국에서 실질임금 총액이 가장 낮았다. 반면, 고용불안을 일으키는 비정규직 비율은 제주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의 2023 사회지표 조사에 따르면 도민의 소득수준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2.8점이었고, 제주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좋은 일자리 창출과 고용의 질 개선'이 제일 높았다.

관광개발에 따른 제주의 환경 변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외자유치에 따른 관광개발이 한창이었던 2010년부터 2015년, 5년 사이 도내 산림은 마라도 면적의 30배 가까이 사라졌다. 또한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제주도 중산간의 초지는 2010년부터 2017년, 7년 사이 마라도 면적의 40배가량 줄어들었다. 제주에서 1인당 하루 평균 버리는 생활 쓰레기는 1.89㎏으로 전국 평균 1.16㎏보다 훨씬 높고 물 사용량도 전국 상위 수준이다.

몇 해 전 국내 직장인을 대상으로 '꼭 살아보고 싶은 꿈의 도시' 설문조사에서 전국은 물론 해외 유명 도시를 제치고 제주가 1위를 했다. '꿈의 도시'를 선택한 이유로는 '아름다운 풍광과 여유로운 삶'이라는 의견이 전체의 50%를 넘었다. 제주도가 1위를 차지한 이유이고,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런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잘 지키고 있을까? 숲은 사라지고, 오름·바다 경관은 새로 앉은 건물의 독차지다. 쾌적한 환경과 도민의 삶의 질은 낮아져만 간다.

새해가 밝았다. 신년을 맞아 각 기관·단체를 중심으로 새해 목표를 담은 신년사들이 나올 즈음이다. 올해에는 경제성장의 수치보다는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제주의 생태계 보전과 지속가능성을 담론으로 한 생태사회 제주를 위한 계획들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

한라산의 청정한 기운이 온 섬을 맑게 씻어내어 모든 생명이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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