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구에 신음' 제주 남방큰돌고래 구조 작업 시작

'폐어구에 신음' 제주 남방큰돌고래 구조 작업 시작
구조팀 29일 오전부터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서 폐어구 절단 시도 중
바다 속 생활 야생 돌고래 구조 국내 최초… 최근 정형행동까지 관찰
  • 입력 : 2024. 01.29(월) 09:49  수정 : 2024. 01. 29(월) 17:35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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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줄로 추정되는 폐어구에 입과 꼬리가 걸린채 두 달 넘게 생활해 온 남방큰돌고래 새끼가 21일 낮 12시5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해상에서 한자리를 계속 빙글빙글 맴돌며 유영을 하는 등 '정형 행동'을 하는 모습.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 제공

[한라일보] 두 달 넘게 낚싯줄 등 폐어구에 몸이 걸려 신음 속에 살아가는 새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작업이 본격화했다.

해양수산부와 제주도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등은 29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해상에서 폐어구에 신음하는 새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조팀은 지난 24일부터 구조 허가를 받아 예행 연습을 해왔다. 바다에서 생활하고 있는 야생 돌고래를 구조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로 구조팀은 앞으로 새끼 남방큰돌고래에 접근해 입과 꼬리 쪽에 달린 폐어구를 절단할 계획이다.

새끼 남방큰돌고래의 안타까운 사연은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과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1월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상에서 폐어구에 꼬리와 입이 걸린 남방큰돌고래 새끼를 처음 발견했다. 이어 이 돌고래를 추적해오던 중 지난달 28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인근 해상에서도 해당 새끼 돌고래가 여전히 폐어구에 몸이 걸려 신음하고 있자 이런 사실을 본보에 공개했다.

새끼 돌고래 상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남방큰돌고래 새끼가 한자리를 계속 빙글빙글 맴돌며 유영하는 등 '정형 행동'하는 모습이 처음 관찰됐다. 정형 행동은 동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목적 없이 반복·지속적으로 하는 행동을 말한다.

당시 김 교수는 "야생 생활하는 남방큰돌고래가 정형 행동을 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폐사까지 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신호로 여겨진다"고 말했었다.

이런 정형 행동까지 관찰되면서 당초 3월말로 예정된 구조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며 제주도와 해수부는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구조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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