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새봄 연 신명난 축제 '탐라국입춘굿' 폐막

희망의 새봄 연 신명난 축제 '탐라국입춘굿' 폐막
올해 서귀포 지역 확대... 도 전체 아우르는 시작점
사반세기 만에 제주 새봄맞이 축제 자리매김 새 도약
예산 뒷받침 필요... 관광객 배려, 지역상생 보완 과제
  • 입력 : 2024. 02.05(월) 09:12  수정 : 2024. 02. 06(화) 14:53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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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立春)'인 4일 제주시 관덕정 마당에서 '2024 갑진년 탐라국입춘굿' 행사의 일환으로 풍농을 기원하는 낭쉐몰이가 열리고 있다. 도 단위 행사로 치러진 올해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호장이 돼 낭쉐(나무 소)를 잡고 농사 짓는 과정을 시연하며, 과거 탐라왕이 낭쉐를 몰며 밭을 가는 모의 농경의례 친경적전(親耕籍田) 의식이 재현됐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새해 새봄맞이 큰잔치 '2024 탐라국입춘굿'이 막을 내리고, 희망의 봄에 더 가까워졌다.

지난 2일 시작돼 절기상 봄이 시작되는 '입춘(立春)'인 4일까지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을 중심으로 진행된 올해 25회째를 맞은 '2024 갑진년 탐라국입춘굿'행사에 도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북적였다.

한 해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굿이면서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제주 사람들의 신명나는 축제로 되살린 '탐라국입춘굿'은 올해 '움트는 새봄, 꽃피는 새날'을 주제로 열렸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제주시 주최에서 처음 제주특별자치도 후원 행사로 바뀌면서 제주도 단위 행사로 규모가 커졌다.

액운을 없애고 무사안녕을 비는 춘경문굿을 비롯 새봄맞이 마을거리굿, 입춘춘등 달기 등이 서귀포시 지역에서도 함께 진행되면서 제주시 지역에 집중됐던 '탐라국입춘굿' 행사가 도 전역으로 확장하는 시작점에 섰다.

또 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제주큰굿보존회, 영감놀이보존회 등 도내 3개 보존회가 처음으로 함께 참여해 입춘굿을 준비하면서 전도 심방들이 모두 모여 도황수를 뽑고 그를 중심으로 입춘굿을 준비하고 함께 축제를 만들었던 전통을 되살리는 기반을 만들었다.

'2024 탐라국입춘굿' 행사 둘째 날인 3일 열린 주젱이·허멩이 시연. 이상국기자

더불어 탐라국의 왕이 직접 풍요를 기원하는 친경적전(親耕籍田) 의식을 재현해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호장이 돼 낭쉐를 잡고 입춘덕담을 했다.

이로써 일제강점기에 맥이 끊겼다가 1999년 제주민예총이 전통문화축제로 복원한지 사반세기 만에 민·관·무(巫)가 하나 돼 펼쳤던 축제로서의 복원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탐라국입춘굿'이 사반세기 만에 도 단위 행사로 위상을 높이고, 제주의 대표적인 새봄맞이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지만 개선점도 지적된다. 도 전역을 아우르는 행사로 커진 만큼 예산의 뒷받침도 필요하지만, 일각에서 지역 상권과의 연계를 통한 상생 방안 마련과 번역·통역 등 외국인 관람객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오영훈 제주지사는 행사 마지막 날인 4일 관덕정 마당에서 진행된 낭쉐몰이 이후 입춘덕담을 통해 "70만 제주도민과 제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기를 소망한다"며 "도민을 비롯한 전 세계인의 사랑 속에 지속가능한 제주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창화 서예가는 행사 첫날인 2일 입춘휘호 표어로 올해 행사 주제인 '움트는 새봄, 꽃피는 새날'과 '청룡이 푸른 바다 위를 날으니 신령스런 광명(빛)이 난다'는 뜻의 '청룡비창해신광사(淸龍飛滄海神光射)'를 써내리며 청룡의 해인 올해 빛나는 제주도가 되길 기원했다.

'2024 탐라국입춘굿' 행사 첫날인 2일 관덕정 마당에서 강창화 서예가가 큰 붓으로 올해 입춘휘호를 써내려가고 있다. 오은지기자

'2024 탐라국입춘굿' 행사 첫날인 2일 관덕정 마당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경학 제주도의회의장,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항아리를 깨뜨려 모든 액운을 제주도 밖으로 내보내는 의식인 사리살성. 오은지기자

방문객들은 소원지에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친구와의 우정이 더 깊어지길, 무사 취업과 사업이 번창하길 바라는 등 저마다의 바람을 담았다.

그 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탐라시대부터 이어져왔다는 입춘굿은 일제강점기에 맥이 끊겼다가 1999년 제주민예총이 전통문화축제로 복원했다. 코로나19로 2020년 한 번 해를 걸렀지만 해마다 '탐라국입춘굿'이란 이름으로 농경사회 풍농굿의 전통을 잇되 오늘날 제주 각계의 염원을 담아 화합과 안녕, 풍요를 기원하는 새해, 새봄맞이 축제로 이어져 올해 25회째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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